<기고> 여수 MBC 순천 이전, 득(得)은 적고 실(失)은 크다
2025-09-29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중소기업이 살아남고 더 나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맞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디지털 전환이 시급하다. 인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해법은 스마트팩토리, 인공지능, 자동화 시스템의 도입이다. 기술을 통한 생산성 혁신은 비용 절감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
고령 인구의 재활용 또한 중요한 과제다.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지닌 은퇴 인력을 단순히 부양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업 현장에서 멘토와 재고용 인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고령자의 경륜과 청년 창업가의 혁신성이 결합한다면 새로운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이다.
내수시장의 축소에 대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필수적이다. 수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밸류체인 참여 없이는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어렵다. 단순한 상품 수출을 넘어 현지화 전략, 온라인 플랫폼 활용, 해외 파트너십 강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 여기에 청년과 여성 기업가의 혁신적 참여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언제든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금융 동반자를 넘어 혁신의 동행자가 되어야 한다.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경영,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하는 맞춤형 금융을 강화하고, 고령 인력 재고용이나 세대교체 전략과 같은 미래 지향적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또한 자금 지원을 넘어 컨설팅과 비금융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기업의 경영 혁신, 글로벌 전략, ESG 경영 등 중소기업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나아가 정부, 지자체, 연구기관, 대학 등과 연계해 혁신 생태계의 플랫폼 허브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은행은 사회적 책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고령자, 청년, 여성, 사회적 기업 등 금융의 사각지대에 있는 주체들이 기회의 문턱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금융 포용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중소기업의 평생 동반자”라는 기업은행의 정체성은 이러한 역할 위에서 더욱 빛날 것이다.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파도다. 그러나 그 파도는 넘어뜨리는 힘이자 동시에 더 멀리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다.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미래는 이 변화의 파도를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중소기업과 함께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대한민국 경제의 활력을 지켜내는 최전선에서 흔들림 없이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양춘근 전 IBK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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