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의 경제톡> 토요타의 변화, 성공할까

변화 뒤진 소니·코닥·노키아·GE 몰락
하이브리드 강자 토요타도 변화 늦어
화웨이·샤오미와 협력으로 변신 안간힘 
변화 거부 기업 시장 퇴출 역사 교훈
빅터뉴스 2025-09-22 19:49:12
세상에는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기업들이 있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빅3, 소니, 코닥, 노키아, GE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한 시대를 상징하며 해당 산업을 압도적으로 지배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들 기업 모두가 몰락과 쇠퇴의 사례로 언급된다. ‘영원한 제국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다.

1960년대 미국의 자동차 빅3는 내수 점유율이 거의 90%에 달했다. 그러나 오일쇼크 이후 연비와 친환경차 위주로 시장이 변화했을 때 대형차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결과 빅3는 일본과 독일 기업에 밀려났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정부의 구제금융 없이는 버티지 못할 정도로 추락했다. 

전자 왕국 소니 또한 워크맨과 TV,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지만,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면서 무너졌다. 독자 포맷 집착, 부서 간 이기주의로 MP3와 스트리밍 시대에 대응하지 못했고, 삼성과 애플 등에 밀려 존재감을 잃었다.

코닥은 100년 이상 필름 시장을 장악했지만 스스로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의 미래를 감지하지 못했다. ‘필름 판매’라는 성공 모델에 발목 잡혀 다가오는 시장의 거대한 변화 놓치는 우(遇)를 범하면서, 2012년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노키아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절대 강자였으나 스마트폰 혁명에 뒤처졌다. 자체 운영체제 심비안에 집착하다 iOS와 안드로이드 생태계 경쟁에서 무너졌다.

GE는 20세기 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었지만, 금융 부문 확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2008년 금융위기로 치명상을 입었다. 제조·에너지 강자의 위상은 사라지고, 지금은 쪼개진 기업으로 명맥만 이어가고 있다. 

이 다섯 가지 사례는 공통점이 있다. 패러다임 변화에 뒤처졌고, 기존 성공 모델에 집착했으며, 조직문화가 경직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변화의 신호는 있었지만, 스스로 혁신을 가로막거나 늦게 대응해 몰락을 자초했다.

그런데 영원할 것처럼 보이는 기업은 지금도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토요타 자동차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현실에 직면했다. 최근 행보를 보아도 비슷한 위기 신호가 감지된다. 지금까지 자체 기술력, 내구성, 연비 효율성 등 전통적인 경쟁 우위로 선두를 지켜왔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으로 향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 토요타는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 같은 기술 기업들과 손을 잡고 있다. 전기 세단에 화웨이의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고, 스마트 기기와 차량을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시도이다. ‘순혈주의’ 불릴 만큼 자체 기술에 자부심을 가져온 토요타가 이제 외부 협력에 나선 것은 분명 변화의 신호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토요타가 과거처럼 독자적 기술만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둘째, 시장의 변화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증거다. BYD, 테슬라, 중국 신생 브랜드들이 소프트웨어와 전기차에서 압도적으로 치고 나오자 토요타도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토요타가 매출과 판매 대수에서 여전히 세계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새로운 기술 경쟁에서는 더 이상 ‘1등 기업’이 아니다. 지금의 행보는 생존을 위한 선택인 동시에, 미래 리더십을 새롭게 정의하기 위한 도전이다.
이원호 박사


결국 메시지는 하나로 귀결된다. ‘영원한 제국은 없다.’ 과거의 빅3, 소니, 코닥, 노키아, GE가 그랬듯, 토요타도 예외일 수는 없다. 차이가 있다면 토요타는 몰락을 피하기 위해 변화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성공을 지키려다 몰락했던 기업들과 달리,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려는 것이다.

기업이든 국가든 변화를 피할 수는 없다. 자기잠식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장의 변화 내지는 전환을 읽어내며, 조직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만이 생존의 조건이다. 토요타가 앞으로도 1등의 자리를 지킬지, 아니면 새로운 경쟁 구도 속에서 다른 이름으로 정의될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영원한 기업은 없다. 그러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살아남는다. 이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이원호 비즈빅데이터연구소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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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의 변화,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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