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호의 커피노트

<신진호의 커피노트> 자연의 향미 파푸아뉴기니 까무시 블루마운틴

<신진호의 커피노트> 자연의 향미 파푸아뉴기니 까무시 블루마운틴

10여 년 전 파푸아뉴기니(Papua New Guinea)를 여행 갔을 때 느낌은 ‘날 것’ 그 자체였다. 수도인 포토모르즈비(Port Morsby)의 중심가만 살짝 벗어나도 황톳길이었고, 주택은 나무와 양철로 만들어 허름했다. 가장 주의할 사항은 현지인과 눈을 마주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은 외부인이 자신의 눈을 보는 것을 적대적인 것으로 간주해 공격적 성향을 드러낸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2024-02-28 12:19:22
<신진호의 커피노트> 초콜릿 맛 일품 라오스 프랑케오 세미 워시드

<신진호의 커피노트> 초콜릿 맛 일품 라오스 프랑케오 세미 워시드

지난해 말 라오스 커피 산지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뒤 ‘라오스 커피’에 대한 고정 관념이 깨졌다. 그동안 ‘커피 변방’으로 여겼던 라오스도 볼라벤(Bolaven) 고원과 같은 훌륭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고, 커피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노고와 정성 또한 여느 나라와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여건만 갖추어진다면 충분히 스페셜티 커피 생산국으로 도약이 가능하다
신진호 기자 2024-02-14 08:19:27
<신진호의 커피노트> 민트 연상되는 코스타리카 카투아이 워시드

<신진호의 커피노트> 민트 연상되는 코스타리카 카투아이 워시드

코스타리카 수도인 산호세(San Jose)에서 남쪽으로 70㎞떨어진 따라주(Tarrazu) 산타마리아 데 도타(Santa Maria de dota)에 위치한 유칼립투스(Eucalyptus) 커피 농장. 산호세와 그리 멀지 않지만 해발 1750m 산길이라 자동차로 2시30분 이상 걸린다.농장의 시그니처는 유칼립투스다. 입구에는 30m가 넘는 유칼립투스 두 그루(수령 20년)가 마치 농장을 호위하듯 근위병(The Guardsman)처럼 서 있고, 농
신진호 기자 2023-12-23 02:33:44
<신진호의 커피노트> 달콤새콤 오렌지 맛  탄자니아 키고마AA

<신진호의 커피노트> 달콤새콤 오렌지 맛 탄자니아 키고마AA

보통 커피 제품 이름을 붙일 때(네이밍) 나라와 지역, 농장 순으로 표기한다. 와인과 마찬가지다. 프랑스 와인이 다 좋은 것이 아닌 산지인 보르도(Bordeaux)와 부르고뉴(Bourgogne) 생산 제품이 좋고, 이 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는 와인은 양조장(Château 또는 Domaine) 이름과 등급을 표기한 것이다. 와인 레이블에는 이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탄자니아 커피 네이밍은 이런 표기 방식에
신진호 기자 2023-12-10 11:43:01
<신진호의 커피노트> 꽃과 과일의 향연 ‘시드라 레드 워시드’

<신진호의 커피노트> 꽃과 과일의 향연 ‘시드라 레드 워시드’

테이스팅을 하기 위해 커피 포대를 열자 과일향(Fruity)과 꽃향(Floral)이 피어올랐다. 가공방법이 워시드(washed)나 내추럴(natural)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두의 아로마를 계속 맡자 와인에서 풍기는 발효향도 느껴졌다.이번에 테이스팅하는 커피는 시드라(Sidra) 레드 워시드(red washed)다. 시드라는 바리스타 대회와 인연이 깊다. 실제로 2019년 전주연과 안토니 더글라스(Anthony Dougla
신진호 기자 2023-12-05 07:37:20
<신진호의 커피노트> 뉴크롭 에티오피아 구지 우라가 '영접'

<신진호의 커피노트> 뉴크롭 에티오피아 구지 우라가 '영접'

오랜 기다림 끝에 2022/2023커피시즌 에티오피아 구지(Guji) 햇커피(New Crops)를 만났다. 이들은 해발 고도 2011~2350m 우라가(Uraga) 지역에서 자린 1등급(Grade1) 커피다. 품종은 에디오피아 재래종(Heirloom)으로 같지만, 가공방식이 워시드(Washed)와 내추럴(Natural)로 다르다. 가공방식이 다른 만큼 농장도 다르다. 워시드는 테로(Tero) 농장에서 생산된 것인데, 인근의 소규모 자작농들이 키운 커
신진호 기자 2023-09-17 11:07:12
<신진호의 커피노트> 레위니옹섬으로 초대하는 탄자니아AA 버번

<신진호의 커피노트> 레위니옹섬으로 초대하는 탄자니아AA 버번

저는 버번(Bourbon)이에요, 프랑스어로는 부르봉이라고 부르죠. 우리 조상은 1000년간 아라비아반도 예멘이라는 곳에 갇혀 있다 아프리카 동쪽의 큰 섬인 마다가스카르에서도 940㎞나 떨어진 부르봉 섬에서 또다시 100년간 살다 아프리카로 돌아왔죠. 돌고돌아 고향을 다시 찾은 셈이죠. 어떤 면에서 참 기구한 인생이죠? 우리 가문의 굴곡진 삶은 전쟁에서 시작됐죠. 에티오피아는 5
신진호 기자 2023-05-29 17:41:49
<신진호의 커피노트> ‘커피 디아스포라’ 하와이 코나 티피카

<신진호의 커피노트> ‘커피 디아스포라’ 하와이 코나 티피카

저는 티피카(Typica)에요. 아라비카(Arabica) 커피의 대표 선주죠. 티피카는 포르투칼어로 ‘전형적인’이라는 뜻을 지녔는데, 영어로 말하면 티피컬(Typical)이죠. 많고 많은 커피 가운데 왜 우리 가문(품종)을 티피카라고 부를까요? 그것은 친척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도 아라비카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원종(原種·Origin)이라서 그래요. 마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신진호 기자 2023-05-21 11:09:11
<신진호의 커피노트> 가을 국화밭 소환한 하와이 코나 파카마라

<신진호의 커피노트> 가을 국화밭 소환한 하와이 코나 파카마라

저는 파카마라(Pacamara)라고 해요, 미생(未生)이죠. 생산성도 좋고 맛도 좋지만 유전적인 결함으로 품질 유지가 어렵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저도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처럼 완생(完生)을 꿈꾸죠. 저희 집안은 다문화 가족이에요. 티피카 계열의 마라고지페(Maragogipe) 할아버지는 풍채가 좋고, 기품이 있으셨죠. 사람들은 이를 향미(Flavor)가 좋다고 표현해요. 하지만 몸이
신진호 기자 2023-05-10 19:29:42
<신진호의 커피노트> 가면 무도회로 초대한 코나 엑스트라 팬시 게샤

<신진호의 커피노트> 가면 무도회로 초대한 코나 엑스트라 팬시 게샤

저 사실 좀 도도해요! 왜냐고요? 게샤(Gesha)니까요. 커피를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이라면 저를 보고 깜짝 놀라죠. 누구나 마셔보고 싶어 하지만 너무 귀하고 가격이 어마 무시해 아무나 마실 수 없는, 그런 최상급 커피죠.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핫(Hot) 게 저예요. 그러니까 커피 애호가들은 저를 만날 때 단순히 ‘마신다’가 아닌 ‘맨발로 영접(迎接)한다’고까지 해
신진호 기자 2023-04-29 15:25:26
<신진호의 커피노트> 이화(李花) 흩날리는 배밭으로 이끈 하와이 코나 SL34

<신진호의 커피노트> 이화(李花) 흩날리는 배밭으로 이끈 하와이 코나 SL34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SL34예요. 사는 곳은 세계적인 휴양지인 하와이지만 종가(宗家)는 케냐에 있어요. 저희 할아버지는 영국이 식민지 시절 세운 스콧연구소(Scott Agricultural Laborates)에서 1930년대에 태어나셨어요. 스콧연구소는 현재 케냐 국립농업연구소(National Agricultural Laboratories)로 이름이 바뀌었어요. 할아버지가 태어날 당시에는 가뭄과 커피 녹병 등 병충해로 커피 산업
신진호 기자 2023-04-24 14:02:18
<신진호의 커피노트> 하와이 신혼여행지를 떠올린 코나 프라임

<신진호의 커피노트> 하와이 신혼여행지를 떠올린 코나 프라임

세계에서 코나(Kona)만큼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 하는 커피는 없다. 생산량이 워낙 적어 국제커피기구(ICO)의 생산량 통계로도 잘 잡히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코나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연간 500t 정도인데, 이는 2021/22 커피 연도의 세계 커피 총생산량 1003만200t의 0.0498%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코나 코피의 존재감은 하늘을 찌른다. 마크 트웨인이 사랑한 커피로도 유명한 코
신진호 기자 2023-04-15 19:30:10
<신진호의 커피노트> 베토벤은 왜 원두 60알을 세어 커피를 마셨을까?

<신진호의 커피노트> 베토벤은 왜 원두 60알을 세어 커피를 마셨을까?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은 커피를 끔찍이도 사랑했다. 그는 항상 작품을 쓰기 전 모닝커피용으로 타거나 벌레 먹지 않은 깨끗한 원두 60알을 손수 세어서 추출했다. 손님이 와서 커피를 대접할 때도 그는 1인분용으로 60알씩을 세었다. 그래서 커피에서 60은 ‘베토벤 넘버(Number)’라고 불린다. 원두 60알은 핸드드립할 때 1인분 커피를 내릴 수 있는 10g정도가 된
신진호 기자 2023-03-23 20:47:08
<신진호의 커피노트> 한층 더 깊은 사유를 선사하는 에티오피아 콩가

<신진호의 커피노트> 한층 더 깊은 사유를 선사하는 에티오피아 콩가

커피 테이스터의 최대의 적(敵)은 선입견이다. 커피를 마실 때 ‘어느 지역 무슨 커피는 이런 맛일 거야’라고 판단하는 순간 생각이 고정틀에 묶이면서 사유(思惟)를 방해한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게데오 콩가 워시드(Ethiopia Yirgacheffe G1 Gedeo, Konga Amederaro W)가 그런 경우다. 보통 예가체프의 커피 빈(Bean)은 다른 지역의 것보다 작으면서 산미가 있다. 콩가를 마시기 전
신진호 기자 2023-02-21 20:16:03
<신진호의 커피노트> 자두 맛 일품인 케냐 오타야 내추럴

<신진호의 커피노트> 자두 맛 일품인 케냐 오타야 내추럴

케냐는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커피 역사는 200여년 정도로 비교적 짧다. 케냐 커피는 1893년 선교사들이 마다가스카르에서 동쪽으로 950㎞ 떨어진 부르봉섬(Bourbon Island·현 레위니옹섬 LaRéunion)에서 버본(Bourbon)종을 가져와 심으면서 시작됐고, 영국 식민지 시대 백인 정착민에 의해 농장 설립이 붐을 이뤘다. 그중 한명이 덴마크의 카
신진호 기자 2023-02-03 11:00:44
<신진호의 커피노트> 초콜릿·체리 향미 일품인 카메룬 블루마운틴

<신진호의 커피노트> 초콜릿·체리 향미 일품인 카메룬 블루마운틴

커피의 고향 카메룬, 그곳에서 커피는 희망이면서 절망이다. 2700만년전 치자나무(꼭두서니과)에서 갈라져 나온 ‘커피나무 시조(始祖)’는 1400만년전 카메룬 일대에서 군락지를 형성했다. 200만년전까지 활발한 지각운동으로 아프리카 동쪽에 ‘동아프리카 지구대(East Africa Rift Valley)’가 형성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할아버지 커피나무'는 아프리카 중부와 서부쪽으
신진호 기자 2023-01-11 19:06:16
<신진호의 커피노트> 레드 와인이 연상되는 케냐 팅강가(Tinganga)

<신진호의 커피노트> 레드 와인이 연상되는 케냐 팅강가(Tinganga)

커피 로스팅은 수학이다. 그렇다고 ‘수포자’를 양산하는 고차원 수학은 아니다. 로스팅은 커피 볶는 기계에 생두를 넣고 적정한 온도와 시간을 맞추는 함수(Function)다. 적정 온도를 찾지 못하고 길게 로스팅하면 신맛과 단맛이 사라지면서 쓴맛만 강하게 나타나고, 반대로 로스팅 시간이 짧으면 단맛보다는 산미(Acidity)가 강하게 표현된다. 로스팅 정도에 따라 시나몬(Cina
신진호 기자 2022-12-05 08:27:27
<신진호의 커피노트> 겨울철 군고구마가 연상되는 몬순 말라바

<신진호의 커피노트> 겨울철 군고구마가 연상되는 몬순 말라바

이번에 테이스팅하는 커피는 인도의 찬드라기리(Chandragiri)와 인도 몬순 말라바(Monsoon Malabar),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델링(Indonesia Sumatra Mandheling)이다. 세 커피는 고향인 예멘을 자의가 아닌 타의(他意)로 떠나 이역만리에서 꽃을 피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7세기 인도의 이슬람 학자인 바바 부단(Baba Budan)이 메카를 순례하고 예멘에 들리기 전 까지, 커피는 오직 예멘만
신진호 기자 2022-11-08 13:31:50
<신진호의 커피노트> ‘정숙한 여인’ 콜롬비아 게이샤

<신진호의 커피노트> ‘정숙한 여인’ 콜롬비아 게이샤

참 어려운 문제다. 콜롬비아 게이샤(Geisha)와 멕시코 가르니카(Garnica)를 두고 테이스팅을 한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둘 다 좋은 커피인데 이것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게다가 가르니카는 내추럴(Natural)과 무산소 발효(Anerobic Fermentation)도 구분해야 한다. 그러니 테이스팅을 하는 3일간 가슴에 돌덩이를 올려놓은 것처럼 불편했고 부담감도 심했다.
신진호 기자 2022-10-18 15:42:41
<신진호의 커피노트> 여운이 깊은 가르니카 내추럴

<신진호의 커피노트> 여운이 깊은 가르니카 내추럴

구매한 상품을 개봉하는 언박싱(Unboxing)은 언제나 마음이 설렌다. 더욱이 해외에서 들어온 상품이라면 설렘이 배가(倍加)된다. 이번에 언박싱한 커피는 멕시코 베라크루즈(Veracuruz) 파티마(Fatima) 농장에서 유기농으로 생산한 가르니카 내추럴(Garnica Natural). 국내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는 만큼 비행기로 특별히(?) 모셨다. 파티마 농장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유럽에 원두를 수출
신진호 기자 2022-09-30 19:25:18
1 2

"기가찰 노릇" vs "거짓 선동"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 과정에서 '비선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 공식 라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