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호의 커피노트> 달콤새콤 오렌지 맛 탄자니아 키고마AA

유럽 농가 일찍 진출…우수한 커피 생산으로 유명
신진호 기자 2023-12-10 11:43:01

탄지니아 키고마 커피 농장에서 농부들이 커피 체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커피비평가협회(CCA) 제공

보통 커피 제품 이름을 붙일 때(네이밍) 나라와 지역, 농장 순으로 표기한다. 와인과 마찬가지다. 프랑스 와인이 다 좋은 것이 아닌 산지인 보르도(Bordeaux)와 부르고뉴(Bourgogne) 생산 제품이 좋고, 이 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는 와인은 양조장(Château 또는 Domaine) 이름과 등급을 표기한 것이다. 와인 레이블에는 이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탄자니아 커피 네이밍은 이런 표기 방식에서 약간 벗어난 듯 하다. 산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탄자니아 하면 떠오르는 킬리만자로(Mount Kilimanjaro·빛나는 산)와 ‘동물의 왕국’ 세렌게티(Serengeti·땅이 영원히 이어진 곳)를 커피 제품 이름에 넣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테이스팅한 커피는 탄자니아 키고마(Kigoma) 세렌게티 AA 워시드(washed)다. 탄자니아 서부에 위치한 키고마는 탕가니카(Tanganyika) 호수와 접하고 있는데, 상아와 노예 무역의 중심지였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키고마는 야생 침팬지 집단 서식지인 마할레산 국립공원(Mahale Mountains National Park) 길목에 있고, 현재 주 산업은 수산업과 농업이라고 한다.

키고마의 커피 산지는 북쪽 고원지대인 칼린지(Kalinzi, 평균 고도 1311m)다. 세렌게티와는 700㎞쯤 떨어져 있다.

키고마는 부룬디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부룬디와 르완다, 우간다 등의 커피 산지와 연결되어 있어 우수한 커피들이 생산되는 곳이다. 키고마는 우기와 건기가 뚜렷하게 구분되고 연중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어 밀도와 강도가 높은 달콤하고 깨끗한 산미가 매력적인 커피 체리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유럽의 농장들이 많이 진출해 커피 농사를 짓고 있다. 

탄지니아 키고마 커피 농장에서 농부들이 커피 체리를 아프리카 베드(Africa Bed)에서 말리고 있다. 사진=커피비평가협회(CCA) 제공

탄자니아의 커피는 버번(Bourbon) 품종이 많다. 프랑스 성령회(Spiritans) 선교사들이 1859~93년 ‘프렌치 미션(French Mission)’으로 버번(Bourbon)을 레위니옹(La Reunion)에서 가져다 탄자니아 식민지 정착민들에게 주거나, 대규모 커피 농장(플랜테이션)을 세운 까닭이다. 탄자니아 키고마 세렌게티 AA 역시 버번 교잡종이다. 

로스팅한 원두를 핸드밀로 분쇄하자 꽃향(Floral)과 견과류(Nutty)향이 올라오면서 빵 굽는 냄새도 피어 올랐다.

첫 번째 테이스팅에서는 초콜릿과 견과류 향미를 느꼈다. 산미는 오렌지 정도이며, 약간 시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테이스팅에서는 묵직한 베리(Berry)의 향미가 났다. 

탄자니아 키고마 세렌게티 AA 워시드 생두(왼쪽)와 로스팅한 원두. 향미는 초콜릿과 견과류, 베리(Berry), 오렌지.  

탄자니아 키고마 세렌게티 AA의 테이스팅 점수는 다음과 같다.  
  
Aroma 7, Floral 7, Fruit 7, Sour 1, Nutty 7, Toast 7, Burnt 1, Earth 1, Acidity 6, Body 7, Texture 7, Flavor 7. Astringency 1, Residual 1, Soft Swallowing 7, Sweetness 7, Bitterness 1, Balance 7, Defect None.

산지에서 온 테이스팅 노트(Tasting Note)를 살펴보니 카카오와 메이플시럽, 홍차, 케모마(Chamomile)일, 블랙베리로 쓰여 있었다.

탄자니아 키고마 세렌게티 AA를 마시면서 연상되는 색깔은 베리류의 붉은색(Red)였다.

커피비평가협회 박영순 회장은 “키고마 커피는 인도양 기후의 영향을 받는 킬리만자로 커피와 달리 내륙 깊은 곳에서 탕가니카 호수 변 고산지대와 부룬디 남부의 테루아가 반영된 독특한 향미를 간직하고 있다”면서 “옥타브가 높지 않은 산미와 차분함을 주는 너티함을 느끼게 해 케냐와 과테말라 커피의 장점을 동시에 지닌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커피비평가협회(CCA) 테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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