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수퍼 풀필먼트 사업으로 활로 모색”

임원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인터뷰
대기업 불공정 행위, 카드수수료 차별로 어려움 가중
빅데이터 활성화로 경쟁력 제고 위해 정부지원 절실
2021-10-06 15:44:48

유통업종을 중심으로 한 11개의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들이 지난 9월7일 한자리에 모여 온라인플랫폼의 시장침탈을 규탄하며 일명 ‘반쿠팡연대’를 발족시켰다. 이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골목상권을 지키고 대기업 플랫폼의 시장 독과점으로부터 생존의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뭉쳤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로 고통을 받고 있는 동네수퍼마켓의 어려움을 듣기 위해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의 임원배 회장을 만났다.

임원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이 온라인 플랫폼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로 고통을 받고 있는 동네수퍼가 정부가 지원하는 풀필먼트 시범구축사업을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어떤 곳인가?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국내 중소유통인들의 조직화, 협업화로 소매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으로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로서, 연합회의 고유 브랜드인 코사마트(KOSAMART, Korea Supermarkets Alliance)를 사용하고 있다. 연합회 산하에는 전국 46개 지역조합과 3만명의 회원이 있다. 2018년 3월에 회장에 취임한 저는 2020년 4월부터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4월부터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되어 소상공인 보호·육성과 관련된 주요 의제를 개발하고 정책 제안 추진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 더불어 지난 9월부터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으로 선출되어 소상공인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업계의 근황은 어떤가?
“대형마트에 치이고 플랫폼에 깔려 죽을 판이다.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대형마트, 온라인플랫폼)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삼아 골목상권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식자재마트까지 공격적인 영업으로 동네수퍼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모 식자재마트는 소비자 경품으로 1억원을 내걸었다. 그 돈이 어디서 나오겠는가? 납품업체에서 나온 돈이 아니냐. 그 돈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다. 불공정이다.” 

-올해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는 온라인 플랫폼인데, 이들의 행포가 심한가?
“플랫폼이 손 안대는 업종이 어디 있나? 유통업종을 비롯한 모든 오프라인업종들이 플랫폼의 공세에 무너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피해가 심한 업종이 유통업종이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 13조2487억원 중 직접 매입해 판매한 매출이 12조1770억원이었다. 플랫폼이 아니라 유통업체일 뿐이다. 쿠팡은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다이나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소비자에 요구에 따라 계속 가격을 변경하는 가변적 가격정책)을 도입해 소비자에게 시시각각으로 최저가를 제시한다.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러나 쿠팡이 언제까지 손해를 감수하며 최저가를 제시할 수 있을까? 오프라인 유통망이 붕괴되고 나면 쿠팡은 이른바 ‘수금본능’을 드러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속담이 있다. 소비자들이 이를 알아줬으면 한다.” 

-재벌기업도 쿠팡에게 갑질을 당한다는데.
“얼마 전 LG생활건강이 쿠팡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공정위에 신고해서 쿠팡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쿠팡이 이 나라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붕괴시키기 위해 쏟아 부은 돈이 수조원이다. LG같은 재벌기업도 절절 매고 있는데 우리 같은 구멍가게가 무슨 수로 쿠팡을 당할 수 있겠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하루 빨리 제정되어야 한다.”

-대기업까지 불공정행위를 한다는데, 사실인가?
“제일 만만한 게 동네 구멍가게다. 던힐을 공급하는 BAT(British American Tobacco)코리아는 지난 5월 개인소매점만을 대상으로 던힐 5종의 공급가를 인상했다. 원자재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이다. 그런데 편의점에 공급하는 가격과 개인소매점에 공급하는 가격에 차별을 두고 있다. 편의점 공급가격이 더 저렴하다. 동네수퍼는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담배매출액이 절반이다. BAT코리아가 노골적으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을 봐주는 것이다. 담뱃값뿐만이 아니다. CJ는 숙취해소음료인 ‘컨디션’을 두 가지(100㎖, 120㎖) 버전으로 공급하면서 공급가를 다르게 책정했다. 100㎖는 편의점에만 공급하면서 1000원이 저렴하다. 20㎖에 1000원이 비싼데 어느 소비자가 수퍼마켓에서 음료를 구입하겠는가? 동네 수퍼마켓을 고사시킬 의도가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공급하면 안 된다.”

-카드수수료의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
“수퍼마켓 영업이익(2~4%)의 절반을 카드회사에서 수수료로 떼어 간다. 일부 업소는 가게 임대료보다 카드수수료를 더 많이 떼이기도 한다. 우리는 새벽에 일어나서 장을 보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지만 카드회사는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우리보다 더 벌어간다. 불한당이다. 카드회사가 그렇게 돈을 가지고 가면서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 주는가? 카드회사는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5~7%의 포인트 적립을 해 주거나 할인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의 동선을 대형마트로 유도하고 있다. 이런 불공정은 바꿔야 한다.”

-오는 11월 카드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있는데.
“자영업중에서도 유통업종은 영업마진율이 가장 적은 업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을 기준으로 카드 수수료가 결정된다. 수퍼마켓 매출액의 절반은 담배매출이고 그 중 절반은 세금이다. 매출액의 25%가 세금인데 그걸 전부 매출액에 포함해서 카드수수료를 결정한다. 그나마 주유업종은 카드회사에서 특별대우를 해줘 매출액과 별개의 카드 수수료를 책정한다. 지난 9월 유통업종단체들이 모여 카드수수료 재산정에 대비해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테이블을 꾸렸다. 각 단체들이 경쟁관계에 있지만 카드수수료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업계의 생존전략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4월 코로나 이후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중소유통사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필먼트(Fullfillment) 구축시범사업을 시작했다. 풀필먼트 사업을 통해 동네수퍼도 온라인 주문에 대응하고, 다품종 소량 주문 처리 및 효율적 재고관리를 통한 신속배송이 가능하며, 지역 공급망과 연계한 전용상품 기획과 판매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 자동화 설비 시스템 구축에 더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이번 사업을 계기로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맞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온라인 거래 활용이 취약한 영세 중소유통업을 위한 대응책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연합회, 물류센터, 회원조합 간의 시스템 통합이 필요하고, 여기에 대한 빅데이터가 활성화되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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