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부금융업계의 이유 있는 항변
<기자수첩> 대부금융업계의 이유 있는 항변
  • 김흥수 기자
  • 승인 2021.07.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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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금리 높아 법정 최고금리로는 수지타산 안맞아
우수대부업체 지정 계기로 업계·소비자 윈윈해야
경제정책부 김흥수 팀장
경제정책부 김흥수 팀장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면서 대부금융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무지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는 금리라는 이유에서다.

그도 그럴 것이 정책금융기관이라고 하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취급하고 있는 ‘햇살론15’의 경우 금리가 연 15.9%다. 서금원은 무이자로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대부금융업계는 평균 5~6%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 조달금리와 대출금리의 단순 비교만 하더라도 서금원이 대부금융업계보다 높은 금리마진을 보장받고 있는 셈이다.

대부금융업계는 복지기관이 아님에도 정책금융기관보다 낮은 이자를 받으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다.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자금 조달처를 다양하게 해 달라는 요구는 대부금융업계의 오랜 숙원이다.

우리나라의 법정최고 금리는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크게 변했다. 1997년 이전에는 이자제한법을 통해 법정 최고이자율을 연 25%로 규제했다. 그러다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IMF(국제통화기금)의 권고로 1998년 2월 이자제한법이 폐지됐다. 이자제한법의 폐지는 100원을 빌려주고 이자로 1000만원을 받아도 합법이 되는 사채업자들의 천국을 만들어냈다. 

사채업자로 서민피해가 극심해지자 법정 최고이자율을 66%로 제한하는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이 2002년 10월 시행됐다. 대부업법 제정 당시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최고 “66%의 이자율로는 대부업자들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으니 100%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부업법 시행 이후 법정 최고이자율은 여러 차례에 걸쳐 인하되면서 현재 20%까지 인하됐다. 대부금융업계는 법정최고이자율이 인하될 때 마다 앓는 소리를 하며 여러 가지 요구를 했지만 금융당국은 묵묵부답이었다. 대부금융업계의 하소연과는 달리 그들의 자산규모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7일 최고이자율이 인하되면서 금융당국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스탠스를 취하는 듯 보인다. 현 정부 들어 두번째 이자율 인하로 대부금융업계의 자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자율을 인하할 때마다 대부금융업계는 꾀병을 부렸지만 이번만큼은 그들의 앓는 소리가 꾀병이 아니라는 반증인 셈이다. 

금융당국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맞물려 우수대부업체 지정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우수대부업체로 지정되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대부중개를 허용함으로써 대출금액의 4%라는 고비용이 발생하는 대부중개 수수료도 낮출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대부금융업계가 자율적으로 이자율을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부금융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껏 서민금융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못한다. 대부금융업계 전체 자산규모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14조원으로 성장했다. 

금융당국의 정책변화에 따라 대부금융업이 서민금융의 한 축으로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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