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의 온라인 승부수 속도낼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서 고배, 오프라인 구조조정 속도 느려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반격도 또다시 부담거리로 작용
오프라인 유지하면서 온라인 강화한 신세계 실적 개선과 대조
2021-06-21 15:34:34

사업 무게 중심을 온라인으로 이동시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 선구안에 대한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해법으로 제시한 온라인 전략에 차질이 우려된다. 사진은 지난해 7월 14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웹 세미나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해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해법으로 제시한 온라인 전략에 차질이 우려된다. 사진은 지난해 7월 14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웹 세미나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해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백심 접종 확산으로 한국 사회와 경제의 정상화가 빨라지면서 온라인에 승부수를 건 신 회장의 결단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모호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위기에도 오프라인 고수하면서 온라인 강화정책을 펴며 성과를 내고 있는 신세계그룹과 비교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행중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그룹(이마트)과 네이버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양사는 인수 방식을 두고 미국 이베이 본사와 막바지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오픈마켓 1, 2위를 차지하는 지마켓, 옥션 등을 운영중인 기업으로 신세계가 인수하게 될 경우 단숨에 이커머스 2위로 도약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은 네이버가 27조원으로 1위이고, 이어 쿠팡 22조원, 이베이코리아가 20조원이다.

이번 인수전에서 밀린 롯데그룹은 자체 온라인 사업 강화나 새로운 사업자 물색 등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방편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베이코리아 만큼 단숨에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네이버와 신세계 양강 구도가 고착화될 경우 향후 이를 뒤집기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이 실적 부진의 경영 해법으로 제시한 온라인화에 차질이 우려되는 셈이다. 

지난해 신 회장은 온라인을 강조하고 대대적인 오프라인 점포 정리에 돌입했다. 롯데는 오프라인 점포 700개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200개의 문을 닫는 내용의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실제 롯데 슈퍼 등 110여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다.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도 속도를 냈다. 경쟁사에 대비 소비트렌드 변화에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속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점포는 사라졌는데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구조조정도 멈춰서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에만 총 12개 부실 점포를 정리했지만, 올들어서는 단 한 곳도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폐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롯데는 노후 점포나 부진 점포를 중심으로 리뉴얼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 2019년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법인을 통합시키는 등 롯데보다 한발 빠르게 이커머스 사업을 확대한 신세셰그룹은 오프라인 점포 전략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점포를 쇼핑과 다양한 문화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리뉴얼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했다. 그 결과 해당 점포들은 올 1~4월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매출 신장을 올리는 등 소비 회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롯데의 구조조정 중단과 리뉴얼 작업도 이같은 신세계 전략을 뒤늦게 벤치마킹했을 가능성이 주목된다.

신 회장의 경영 선구안에 대한 물음표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에서 밀린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반격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신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해 지난 2020년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4월 1심에서 패소했다. 하지만 최근 이에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5년부터 이어진 두 사람 사이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일본 언론에서도 '시게미쓰(しげみつ) 일족의 난' 등으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신동주 회장의 일본명은 시게미쓰 히로유키, 신동빈 회장은 시게미쓰 아키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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