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나셨다”... 누리꾼 “화난 건 국민”

[댓글N] 文 “검찰 개혁 요구 목소리 높은 현실 성찰해야”
누리꾼 “대통령 화났다고 알리는 정부는 처음 본다”
2019-09-30 13:35:29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文 “엄정 수사에도 검찰 개혁 목소리 높다”... 與 관계자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나셨다”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을 향해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작심 발언한 데 대해 여권 관계자가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나셨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화가 난 건 국민”이라고 반박했다.

뉴스 댓글 분석 프로그램 ‘워드미터와 채시보’에 따르면 9월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1시 현재 포털 <네이버>에 올라온 기사는 인링크 기준 8452개였다. 기사에 달린 댓글은 16만 5510개로 기사당 평균 19.58개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댓글을 단 기사는 중앙일보 「"문대통령 화가 많이 나셨다···檢 경고발언, 많이 절제한 것"」이었다.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는데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성찰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작심 발언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의 “화가 많이 나셨다고 들었다. 원래는 더 강한 수위로 말씀하시려다가 많이 절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전언을 보도한 것이다.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청와대나 더불어민주당 자체 회의, 또는 당과 청와대 인사들간의 비공식적 대화에서도 ‘검찰은 개혁 대상이고 지금 수사는 지나치다’는 인색이 팽배해 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3박 5일(22~26일)간의 뉴욕 순방에서 귀국한 다음날인 지난 27일 나왔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도 이 기간에 진행됐다. 압수수색 날짜 23일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과 겹쳤다. 정상회담은 북미 실무회담이 임박한 상황에서 우리 측 요청으로 성사됐는데 국내에선 ‘조국 압수수색’이 다른 이슈들을 삼켰다.

검찰 개혁은 ‘노무현의 변호인’이었던 문 대통령의 지난 대선 핵심 공약이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검찰과 핫라인을 없앤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은 책 「운명」에서 “검찰의 중립과 독립을 보장해주려 애썼던 노 대통령이 바로 그 검찰에 의해 정치적 목적의 수사를 당했으니 세상에 이런 허망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고 썼다.

지난 주말 서울 서초구 검찰청사 앞 일대에선 지지자들이 “검찰개혁 조국수호”를 외치며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응했다. 자유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대통령이 검찰 수사는 물론 향후 법원 판결에까지 영향을 주려는 것은 명백한 위헌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화났다는 기사에 ‘화난다’는 누리꾼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3만 7188명 누리꾼이 각각의 감성을 표시한 가운데 ‘화나요’는 3만 6162명으로 ‘좋아요’ 852명, ‘슬퍼요’ 44명과 비교 불가였다.

◆ 누리꾼, “북한에 욕먹을 땐 *소리 못하더니 방구석 여포 나셨네”

2만 1629개 댓글이 순식간에 달렸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북한한테 욕먹을 때는 찍소리도 못하고 있더니 방구석 여포 나셨네”(seao****, 공감 27154개)였다.

지난 8월 15일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평화경제’ 구상을 밝히자 다음날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자의 말대로라면 저들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사흘 후인 19일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나가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며 “평화경제는 우리 미래의 핵심적 도전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누리꾼 seao****는 북한 측의 막말 논평에도 ‘평화경제론’을 이어간 문 대통령을 삼국지에 등장한 맹장 여포에 빗대 ‘방구석 여포’라 부른 것이다.

누리꾼 long****은 “대통령님 도대체 왜 화가 많이 나셨어요? 검찰 어디가 잘못된 겁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솔직히 우리나라 국민들이 화가 났겠죠? 외교 안보 경제 뭐 하나로 제대로 돌아가는 게 있나요? 거기다 이제 인사까지 엉망입니다”라며 “왜? 왜? 화가 나셨습니까?”라고 거듭 물었다. 이 누리꾼은 “김영삼 대통령은 아들수사도 개입한 적 없다고 들었습니다. 조국씨랑 대통령은 도대체 무슨 사이입니까?”라고 지적하며 “대통령님 정의 공정을 입 담지 말지 왜 거짓말하셨나요? 이제 국민들도 지쳐갑니다”라고 말했다. 2만 2179명의 누리꾼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다른 누리꾼 iy58****는 “역대 대통령 중에 대변인이 국민들에게 대통령 화났다고 알리는 정부는 처음 본다 그래서 어쩌라고~” 물으며 7857명 누리꾼의 공감을 얻었다. 이 누리꾼이 따로 단 댓글 “대통령은 조국 때문에 화났지만~국민들은 나라를 이렇게 만든 문통과 당신 빽만 믿고 버티는 조국. 딸랑거리는 여당 때문에 화가 무지 났습니다~ 이나라 주인은 문통이 아니라 국민입니다~”에도 1302명 누리꾼이 공감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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