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들의 아침 출근은 '불안한 행복'

[기자수첩] 애주가들은 대중교통 이용이 최선
음주단속 기준수치 0.05%에서 0.03%로 강화
2019-08-23 14:02:16
강영범기자

최근들어 아침 출근 후 입방아처럼 나누는 인사가 있다. 출근길 음주측정에 이상이 없었는지 서로 묻는 인사다. 바쁜 출근길에 만약 신호위반이면 몇만원에 끝나는데 음주운전은 한방에 300만원 이상이다.

집에서 마시는 혼술의 기쁨과 모처럼 친구를 만나 한잔하는 기쁨도 빼앗아 갔다. 음주운전 기준이 강화되면서 기준 0.03%는 체질에 따라 변수도 있겠지만 음주기기에 감지되는 순간, 거의 0.03%라고 보면 된다.

또한, 음식업과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늘고 있다는 소문이다.

아침, 점심으로 음주단속에 들어가자 저녁 술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시내 모 식당을 단골로 찿는 이모(57)씨는 이 법에 큰 불만을 드러낸다. “다음날 아침 골프약속이 있는 날이면 아예 저녁 모임은 취소했다”고 말한다.

제2의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 단속 기준 수치를 0.05%에서 0.03%로 내려 좋은 점들도 있지만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 등 서민들에게는 생각치 못한 피해도 있다.

어느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갑자기 늘어나는 아침 대리로 대리운전이 늘었단다. 5명에서 10명으로 한순간 100% 증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회사원이 아침에 대리운전해서 출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의구심이 간다.

점심 때 역시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나 친구하고 삼계탕 한 그릇도 하고 싶어도 못한다. 따라 나오는 인삼주 한두 잔 마셨다가는 수 백만원을 내야 할 판이다. 현실에 적응하면서 사는 게 썩 재밌지 않다.

이 같은 여론들로 아침 출근길 단속이 자제됐을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의 뇌리 속에는 아침 단속의 여운이 그대로 남겨져 있다.

한두 잔의 저녁 술로 아침에 까딱 잘못되는 순간 수 백만원을 내놓을 처지라면 아예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음주수치를 내렸다면 출근 단속 등은 좀 자제가 필요한 것 같다.

옳다는 사람이야 “자다가 봉창 뚜뜨리는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0.03% 수치를 기준으로 하려면 밤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자영업자 등 생각지도 모르는 피해자들이 양산됨을 알아야 한다.

우리들의 생활은 눈만 뜨면 혼란스럽다. 출근 단속에 혼쭐 놓는 사이 엊그제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해 한일간의 경제싸움에 접어들었다.

적잖은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 경제조치 등 한일간 향방이 불투명한 현실이다.

한일간의 신경전으로 코스피도 2000선이 붕괴된 뒤 그 접경을 오르락 내린다. 모 기업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한 지인은 이번 주식하락으로 큰 손해를 봤다고 한숨을 쉬고 있다.

힘든 시기에는 정부기관 등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제시한 글을 본적이 있다.

은행권은 경기 불확실성으로 리스크를 관리한다며 기업, 소상공인 등에게 ‘비 올 때 우산을 빼앗았다’는 소리를 듣지 않아야 하고, 각종 벌과금을 부과하는 기관들은 ‘서민들의 얇은 호주머니 털기에 매진하는 모습’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들이 오고있는 분위기다. 그 속에서 고달픈 서민들의 삶의 행복은 무엇일까?

애주가는 오늘도 가끔씩 옛것들이 그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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