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교수님, 그냥 정치하세요”... 누리꾼 “나에게는 무디고 남에겐 엄격”

[댓글N] 빅데이터로 분석한 ‘7월 내로남불’①
2019-08-05 18:42:57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사진=뉴데일리 DB)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사진=뉴데일리 DB)

 

7월 한 달 누리꾼들이 지목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주인공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빅터뉴스(BDN:BigDataNews)가 뉴스 댓글 분석 프로그램 ‘워드미터’로 조사(7.1~8.1)한 결과 검색어 ‘내로남불’이 제목에 들어간 <네이버> 기사(인링크 기준)는 총 27개였다.

댓글 많은 뉴스 상위 10개 중 6개가 과거 ‘폴리페서(교수 출신 정치인)’ 사직을 주장하던 조국 전 민정수석의 교수직 유지에 관한 것이었다.

표=7월 '내로남불' 네이버 기사 TOP10
표=7월 '내로남불' 네이버 기사 TOP10

 

◆ “교수님, 학교 너무 오래 비우시는 거 아닙니까”... “폴리페서 그렇게 싫어하더니”

지난달 30일 조선일보 「"폴리페서 비판하더니 내로남불이냐"…서울대생들 "조국 교수 사퇴하라"」는 조 전 수석이 근무하던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학생의 글을 소개했다.

익명의 서울대생은 지난 26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SNULIFE)’에 ‘조국 교수님, 학교 너무 오래 비우시는 거 아닙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이 학생은 “벌써 2년 2개월 비웠는데 법무부 장관을 하면 최소 1년은 더 비울 것이고, 평소 폴리페서 그렇게 싫어하시던 분이 좀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썼다. 그러면서 “민정수석 될 때는 ‘안식년이라 강의에 문제는 없다’고 했는데, 안식년이 3년 이상 갈 리도 없고, 이미 안식년도 끝난 것 아닌가”라며 “학교에 자리를 오래 비우면 학생들에게 피해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이 커뮤니티에는 “내로남불 정신”, “폴리페서들이 국회의원 나가서 4년 학교 비워서 주는 피해나 조국 교수가 3~4년씩 학교를 비워서 학생들에게 주는 피해가 뭐가 다른가”라는 댓글들이 달렸다.

조 전 수석은 2004년 4월 12일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에 기고한 <교수와 정치-지켜야 할 금도(襟度)>라는 글에서 “출마한 교수가 당선되면 국회법상 임기가 시작되는 다음 달 30일 교수직이 자동 휴직되고 4년 동안 대학을 떠나있게 된다. 해당 교수가 사직을 하지 않는다면 그 기간 새로이 교수를 충원할 수 없게 된다”며 ‘폴리페서’ 때문에 후배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2008년 서울대 체육교육과 김연수 교수가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자 “교수의 지역구 출마와 정무직 진출을 규제할 수 있는 규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 그는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후 2년 3개월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자리를 비우고 있다.

◆ 누리꾼 “글과 행동이 다른 이중성” “나에게는 무디고 남에게는 엄격”

서울대생들이 조 전 수석을 ‘내로남불’의 ‘폴리페서’로 지목하며 ‘교수 사퇴’를 요구했다는 이 기사에 4847명 누리꾼들이 각종 감성을 표시했다. ‘좋아요’가 4514개로 가장 많았고, ‘화나요’는 248개, ‘슬퍼요’가 7개였다.

1656개 댓글들이 쏟아진 가운데, “글과 행동이 다른 자. 그 진지한 이중성이 혐오스럽다.”(nunc****, 공감 3234개), “서울대생들도 부끄러워할만함...내로남불 sns관종 죽창전사...”(cool****, 공감 2432개), “이런자를 국립대 교수로 앉힌 자도 어지간하다..”(ahn1****, 공감 1550개) 등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기울어진 잣대를 가지고 세상을 대한다. 나에게는 무디고 남에게는 엄격하다... 나는 되지만 너는 안돼.”라며 전형적 ‘내로남불’의 예로 지적한 댓글(dand****)도 552개 공감을 얻었다.

◆ 조국, ‘폴리페서’ 공격에 “선출직 안 된다 했지 말 바꾼 적 없어”

‘폴리페서’ 공격을 받자 조 전 수석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앙가주망'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이다.*라는 글을 올려 “민정수석 부임시 휴직도 이번 서울대 복직도 모두 철저히 법률과 학칙에 따른 행위”라고 주장했다. 노무현~박근혜 정부의 장관급 고위공직자 중 교수 휴직했던 명단을 거론했고, 과거 자신이 기고했던 ‘폴리페서’ 관련 글들은 교수들의 무분별한 ‘출마’에 대한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자신은 말을 바꾼 적이 없다고 했다.

조 전 수석은 민정수석 업무는 자신의 전공(형사법)의 연장이기도 했다면서, “검찰개혁, 검경 수사권조정, 법무부 혁신, 공정한 형사사법체제 구성 등은 평생 연구 작업을 실천에 옮기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1일자 한국일보 「[이슈360˚]조국은 정말 ‘내로남불’ 폴리페서일까」는 2008년 폴리페서 정치권 진출 규제 윤리규정 건의문을 제출할 당시 제재 범위를 선출직 공무원으로 한정한 점, 같은 해 6월 이명박 정부의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이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로 복직하는 것에 대해 “류 전 실장은 임명직이기 때문에 선출직과 다른 문제”라는 반응을 보인 점 등을 들어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의 길이 법학자로서의 신념과 배치되는 행동은 아니라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내로남불’ 여부와 관계없이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 조 전 수석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글과 함께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의 성명도 소개했다. 고시생들은 “다른 교수들의 정치참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막상 자신의 정치적 활동엔 한없이 관대한 이중인격적 모습에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 누리꾼, “선출직이나 임명직이나 피해는 학교와 학생에게”

이 기사에도 누리꾼들의 ‘이중성 비판’이 이어졌다.

“자신에겐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에겐 가혹할 정도로 엄격한 저것이 이중잣대”(skao****, 공감 2573개), “자기 아들은 1년 학비 1억 넘게 들어가는 미국대학에 보내 놓고,,, 자기는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찬바람 쐬가며 젊은 청년들에겐 죽창 들고 반일 불매운동하라고 선동”(dlse****, 공감 1800개), “하나부터 열까지 내로남불이 아닌게 있냐?... 그렇게 폴리페서 운운하면서 대학보에 공개적으로 맹비난을 해놓고 내가 하면 착한 폴리페서가 되어버림.”(pete****, 공감 1084개) 등 다른 사람이 하면 비판 대상이고 내가 하면 괜찮다는 ‘내로남불’ 행태를 비판하는 댓글들이었다.

“저기요~~조국 교수님. 선출직.임명직 따지는 게 아니고 교수직 오래 비우면 그 피해가 학교와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거니 교수신규임용 할 수 있게 학교에서 *져달라는 말이잖아요.”(tony****, 공감 833개), “학교를비우는 게 문제라고 보면 선출이든 임명이든 같은 거지~~ 제발 말장난 좀 하지마라~”(hong****, 공감 575개) 등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교수가 학교를 오래 비워서 학생들과 후배교수들에게 피해를 주는 건 같지 않냐는 비판도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었다.

◆ 서울대 트루스 포럼, “조국 교수님, 그냥 정치 하세요”... 교수 사퇴 모임 결성

서울대 진실포럼(SNU TRUTH FORUM)은 2일 페이스북에 <조국 교수님, 그냥 정치를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실어 “스스로의 말씀을 지켜달라”며 조국 교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울대인 모임 결성을 선언했다.

이들은 “교수가 정치권과 관계를 맺거나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경우에도 지켜야 할 금도는 있을 것”이라면서 “내로남불의 화신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구차하게 학생들 앞에 서시겠나” 반문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미국에 빌붙어 세운 부정한 나라고 자본주의는 1%가 99%를 착취하는 시스템이라는 지극히 편협하고 위험한 역사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며 이런 편협한 사고를 가진 조국 교수가 서울대에서 법학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조국 교수에게 “교직을 내려두고 정치를 하시기 바란다”며 “민정수석의 자리에서 한 일들과 아마도 맡게 될 법무부장관직에서 행하는 모든 일들은 정치적 책임과 함께 역사적 판단 앞에 서게 될 것을 상기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서울대 트루스 포럼 대자보(사진=SNS Truth Forum 페이스북)
서울대 트루스 포럼 대자보(사진=SNS Truth Forum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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