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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시나리오] 구름으로 광고하는 '황당한 기술'을 찾다
[비즈시나리오] 구름으로 광고하는 '황당한 기술'을 찾다
  • 류지원 기자
  • 승인 2019.01.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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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원의 상상 아이디어'... 구름광고 개발 소식에 당인리발전소 '러브콜'

[아이템] 구름스크린(Cloud_Screen)과 '연기→문자' 전환 장치(STT: Smoke to Text) 

우주 공간에 광고판을 세우겠다는 종합광고대행사 유니버설애드의 이소백(35) 이사는 30대 초반에 임원이 되어 광고업계에서는 주목받는 크리에이터이다. 특히 SP광고(세일즈프로모션광고)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는 애연가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1월1일자로 담배 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르자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했지만 이소백 이사는 이에 굴하지 않고, 더욱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었다.

그러면서 이소백 이사는 이런 생각을 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인상된 담배 값이 부당하다’, ‘소중한 나의 쌩 돈이 강탈당하고 있다’.

이소백 이사는 인상된 2,000원이 아깝지는 않지만 한 개비라도 맛있게 피워야겠다며 구름 과자를 만들어 하늘로 올려 보냈다.

그리고 그 때! 한 장의 이미지가 순간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침 출근길 양화대교를 넘어갈 때 저 멀리 당인리 발전소 굴뚝에서 올라오는 하얀 연기였다. 굴둑은 담배 한 개비였고, 연기는 거대한 구름 과자와 같았다.

이소백 이사는 당인리 발전소의 굴뚝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머리에 떠오른 날부터 기획에 들어갔다.

일단 광고 상품 이름은 앞 뒤 생각할 것 없이 ‘구름광고’로 확정했다. 과학적인 마케팅 도구를 이용해 상품 이름을 지어야하겠지만 때로는 직감으로 결정하는 것이 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경우도 많았다.

◇ 구름으로 광고하는 황당한 기술을 찾다

일단 기술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구름광고의 콘셉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파란 하늘을 대표하는 가을 이전에 출시를 해야 했다. 생전 알지도 못했고 들어보지도 못했던 기술이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먼저 특허청에서 운영하는 특허정보넷 키프리스(www.kipris.or.kr)로 들어가 연관된 기술을 모조리 찾았다. 운이 좋으면 통상의 특허보호기간인 20년을 넘은 기술 중에서 유용한 기술이 있다면 추가적인 비용 투자 없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해외 특허사이트도 싹싹 뒤졌다. 이소백 이사는 본인의 인적네트워크를 풀가동해 구름광고를 실현해 줄 수 있는 엔지니어들을 찾아 다녔다. 물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장치인 워터스크린이 있었지만 연기(Smoke)를 문자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한 회사를 찾지는 못했다.

이소백 이사는 굴복하지 않았다. 우주에 광고판을 세우려면 이정도의 고난은 극복할 수 있어야 했다. 이번에는 찾지 않고 직접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이관우 씨를 만났다.

이관우 씨는 한 기업 화학연구소의 엔지니어다. 그는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그리고 불꽃놀이 아트디렉터, 스마트 흡연 부스, 택시용 LED 전광판, 워터스크린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장치와 비정형물질을 정형화된 형태로 전환하는 프로그램 개발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Smoke)를 20여개 내외의 노즐을 통해 제어를 할 경우 최소 5자에서 최대 15자의 텍스트를 표현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관우 이사를 만나면서 그 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Cloud_Screen(구름 스크린)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미 워터스크린 기술은 상용화되어 있었기에 구름스크린에 적용하는 것은 연기-문자 전환 장치(STT: Smoke to Text)보다 쉬웠다.

이소백 이사는 담배 구름과자를 통해 구름광고를 생각해 냈다. 불가능한 것을 손에 넣으려면 불가능한 것을 시도해야 한다 -세르반테스. 사진=픽사베이
이소백 이사는 담배 구름과자를 통해 구름광고를 생각해 냈다. 불가능한 것을 손에 넣으려면 불가능한 것을 시도해야 한다 -세르반테스. 사진=픽사베이

◇ 최초의 ‘구름광고’ 회사, 당인리발전소와의 ‘러브콜’

구름광고 기술개발과 동시에 주력한 것은 당인리 발전소와의 사업 협약을 맺는 것이었다. 아무리 기술이 훌륭하고 광고주가 매력을 느끼는 광고 상품이라 하더라도 당인리 발전소측에서 사업을 거부한다면 모두 헛수고가 될 상황이었다.

당인리 발전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화력발전소로 법적 소유는 한국중부발전(주)이지만 결국 한국전력 나아가 산업자원부가 관할하는 공공기관의 성격이 강한 곳이다. 맹목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과는 성격이 다른 곳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당인리 발전소는 이전 논란으로 지역 주민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일반적인 민간 기업의 접근 방식을 버려야 했다.

고심 끝에 3가지의 장점을 제시하는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첫째, 구름 광고라는 상품의 컨셉을 고려할 때 당인리 발전소 자체가 랜드 마크로서 지역의 명소가 될 수 있다는 점. 둘째, 발전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는 홍보의 효과가 있다는 점. 셋째, 광고 사업의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지역 사회에 기부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전소측은 답변을 2주후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소백 이사는 구름광고를 실행하기 위해 발전소에 3가지 장점을 밝혔다. 그중 하나는 구름광고를 통해 발전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진=픽사베이
이소백 이사는 구름광고를 실행하기 위해 발전소에 3가지 장점을 밝혔다. 그중 하나는 구름광고를 통해 발전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진=픽사베이

이소백 이사는 2주가 너무나 길었다. 그리고 초조하기도 했다. 2주후 메일이 왔다. 발신처는 ‘당인리발전소’. 내용은 ‘OK’였다. 당인리발전소측과 사업 협약을 완료하고 두 달 후 ‘구름광고서비스’를 오픈하기로 했다.

◇ “당신을 세계 최초 프로그램에 초대합니다.”

다음으로 넘어야 할 산은 광고주였다. 광고주 없는 광고는 없다. 특히 구름을 좋아하는 광고주가 절실했다. 기술이 개발되고 매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해도 결국 광고 비즈니스의 성패는 역시 광고주 확보였다.

이소백 이사는 우선 구름광고의 혁신성을 강점으로 자신의 SP광고 분야의 경험을 적극 살려서 광고주에게 구름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이벤트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을 전략적인 영업 방향으로 잡았다.

광고주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이소백 이사는 늘 세계 최초를 강조했다.

광고주의 영업 비밀이기도 하고 광고 특성상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퀴즈 형식을 통한 판촉 이벤트 같은 경우 최종 정답의 공개를 구름 광고를 통해 공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신제품 발표의 경우 야간 시간 동안 구름 스크린에 제품 이미지를 투사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주간에는 텍스트 구름 광고 상품을 야간에는 구름 스크린 광고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하되 기타 매체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미디어 믹스 전략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결합한 감동할만한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이소백 이사는 확신했다.

해외에서는 실제로 구름을 이용한 광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히 짧은 시간 동안만 가능하기 때문에 광고효과는 미미하다. 해당 사진은 (왼쪽부터)터키와 호주 하늘에 구름광고를 실현한 모습.
해외에서는 실제로 구름을 이용한 광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히 짧은 시간 동안만 가능하기 때문에 광고효과는 미미하다. 해당 사진은 (왼쪽부터) 터키와 호주 하늘에 구름광고를 실현한 모습.

또한 공공성을 강조하는 사업인 만큼 공공 영역의 프로그램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갈등 조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우리 사회이기에 시민과 국민들이 많이 동참하여 공동의 가치를 확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는 과정에서도 계속 담배를 꺼낸 골초인 이소백 이사는 아직 금연을 할 생각은 없지만 이번 가을에는 구름 광고로 금연 캠페인도 한 번은 해야겠다면서 인터뷰 자리를 떠났다.

◇ ‘구름광고’ 실제 존재… 연기 광고 ‘발전되는 과학기술에 기대’

이소백 이사는 '구름광고' 프로젝트에 투자할 광고주에게 '갈등 조정', '상생'에 대한 이미지를 함께 표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이소백 이사는 '구름광고' 프로젝트에 투자할 광고주에게 '갈등 조정', '상생'에 대한 이미지를 함께 표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구름광고는 실제 존재한다. 미국에서는 플로고(Flogo, Flying Logo: 하늘을 나는 로고)라는 불리는 장치가 구름광고를 만들어 낸다. 플라잉 로고(Flying Logo)는 24, 36, 48인치 크기로, 20-30마일 정도를 날아다니고, 고도 2만 피트 높이로 짧게는 수분, 길게는 한 시간까지 견딜 수 있다.

로고 하나를 만들어 내는 데 약 15초 정도 정도만 소요된다고 한다. 성분은 물과 비누방울이다. 또, 비행기 에어쇼 등을 통해 글자나 기호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피어오르는 연기를 통해 문제를 만드는 기술은 담배 연기로 만든 구름과자 뿐이다. 과학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연기를 통해 광고를 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