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잔인한 4월 버텨낸 최정우…5월은?

세무조사에 대통령 순방길 번번히 '패싱'
도넘은 '자기 사람 챙기기'…원로도 "물러나라"
갑질 홍보임원에 '책임경영' 자사주 지급 비판도
김두윤 기자 2023-04-27 14:06:09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면서 사내외에서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지난해 9월 17일 태풍 한남노 피해 복구활동 중간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에게 ‘잔인한 4월'이 저물고 있다. 회사차 사적 유용 의혹을 능가하는 ‘자사주 잔치’ 모럴해저드로 그가 신념처럼 강조했던 ‘윤리경영’이 와르르 무너지고, '최정우 사단'의 몰염치한 자기 배불리기에 분노한 직원과 원로는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대통령 미국 순방길에서 ‘최정우 패싱’이 또다시 재현되면서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의 위상 마저 흔들리고 있다. ‘리더십 위기’라는 말 조차 민망할 정도다. 

최 회장의 5월 역시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시작된 국세청 정기 세무조사는 벌써 3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그만큼 들여다볼 것이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에 따라 거액의 추징세액이 나오거나 조세포탈 등 범죄 혐의가 드러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최 회장을 향한 직원들의 배신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비상경영을 외치면서 자신들의 주머니를 두둑해 채운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 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2021년 대비 58.17% 불어났다. 여기에 챙긴 자사주도 7억원대다. 왠만한 재벌 회장 보수를 넘어선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가 덮치기 직전에 골프를 쳐 부실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그다. 직원들의 분노는 풍자화가 됐고 그가 취임사에서 16번이나 언급한 '함께'의 주체가 결국 '측근'이었다는 조롱은 끝이 없다.

더욱이 직장내 괴롭힘 방치 의혹까지 불거졌다. 최근 포스코홀딩스에는 홍보임원 박모씨가 건강검진을 앞둔 여직원에게 회식을 강요하거나, 공개적으로 한 직원을 무시하는 등 직장내 괴롭힘을 지속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사내 감사팀이 조사를 통해 징계를 건의했지만 수뇌부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연합뉴스의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부랴부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사실상 비위행위를 뭉개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포스코는 지난해 여직원 성폭행 사건 때도 비슷한 대응으로 비판대에 오른 바 있다. 사건이 터지면 일단 '뭉개고 보자'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임원이 최근 포스코홀딩스 주식 132주(4857만원)를 챙겼다는 점이다. 최정우 사단의 '자사주 잔치'에 초대된 인사였던 셈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스톡그랜트 자사주 지급에 ‘책임경영’을 내세운 상황에서 “직원을 괴롭히며 갑질을 하는 것이 책임경영이냐”는 냉소 가득한 반문이 나온다.

근본적으로 이런 사람을 대내외 소통을 하는 홍보직에 앉히고 두둑한 자사주까지 챙겨준 최 회장의 경영철학과 그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주식회사를 개인회사처럼 사유화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는 재벌 구태와 대체 뭐가 다를까. “비윤리적이고 무능한 최정우와 경영진은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내부 직원은 물론 원로, 시민단체 등 그야말로 사방팔방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포스코가 말 그대로 '최정우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사내외에서 경보가 요란스럽게 울리고 있지만 최 회장은 귀를 막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더이상 '최정우 리스크'로 국민기업 포스코가 나락으로 추락하지 말아야 한다. 5월의 문턱에서 최 회장의 결단을 기대해 본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