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전남도, 5·18 진실 알린 테리 앤더슨 영면 기원

“숭고한 정신 이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온 힘 다할 것”
장봉현 기자 2024-04-24 06:26:12
광주시와 전남도가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렸던 테리 앤더슨 기자의 영면을 기원했다. 

전남도는 23일 “오직 진실만을 추구했던 테리 앤더슨 기자님의 영면을 기원하며, 온 전남도민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발표했다.

테리 앤더슨 기자는 1980년 5월, 국가권력이 광주에서 벌이는 만행을 취재하기 위해 역사의 현장으로 직접 들어갔다. 

총탄이 빗발치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광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계엄군이 무자비하게 시민을 학살하는 모습을 기록했다. 

시민들이 직접 거리를 청소하고, 일상을 회복하려는 모습을 기사에 담아내며 광주시민의 평화와 연대 정신을 전 세계에 전했다.

전남도는 애도문에서 “테리 앤더슨 기자의 용기 있는 보도 덕분에 5·18민주화운동은 당시 신군부가 주장했던 ‘광주 폭동’이 아닌, 세계가 인정하는 자랑스러운 민주·인권·평화의 역사로 남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참된 언론인으로서 평생을 진실, 정의, 인권을 위해 애쓴 테리 앤더슨 기자님의 숭고한 정신을 깊이 새기고 그 뜻을 이어 위대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5·18민주화운동의 진실 규명, 고귀한 오월 정신 계승에 온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영면의 길을 떠난 테리 앤더슨 기자께 200만 전남도민의 마음을 모아 깊은 애도를 표하고,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쉬시길 기원한다”고 했다. 

전날 광주시도 애도 성명을 통해 “고 테리 앤더슨 기자를 광주시민과 함께 마음 깊이 애도한다”며 “5·18의 참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총탄이 빗발치는 광주 시내를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이 시대의 진정한 언론인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5·18뿐만 아니라 전쟁과 분쟁이 있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때론 납치와 감금, 구타와 살해위협의 숱한 고통 속에서도 인권과 정의, 양심과 이성의 길을 잃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5·18은 여전히 왜곡과 폄훼가 끊이질 않고 그날의 진실은 깊은 어둠 속에 침잠해 있다”며 “오월광주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헌법전문 수록은 테리 앤더슨 기자에게 진 빚을 갚는 일”이라고 했다.

광주시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진실은 감출 수 없다”며 “지금도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수많은 테리 앤더슨 기자들과 함께 5·18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바로 세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AP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테리 앤더슨 기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특파원을 거쳐 수석 중동 특파원으로 일했다. 아시아 특파원 시절이던 1980년 광주에서의 취재 기록을 미국으로 송고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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