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에도 광양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6년째 감소

광양항 2018년 정점 찍은 이후 계속 내리막
장봉현 기자 2024-02-01 17:33:39
지난해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이 개항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광양항은 6년 연속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양항 배후단지. 사진=장봉현 기자.

지난해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이 개항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때 부산항과 견줄만한 항만으로 기대됐던 전남 광양항은 6년 연속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광양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186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처리했다. 전년 같은 기간 186만4000TEU와 비교해 0.1% 감소했다.

수출입은 161만TEU로 2.0% 증가했으나 환적은 9.7% 감소한 25만TEU를 처리했다.

반면 지난해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3014만TEU로 전년(2882만TEU) 대비 4.6% 증가했다. 항만별로는 부산항이 전년(2208만TEU)에 비해 4.9% 증가한 2315만TEU를 처리했다. 부산항 수출입은 전년보다 4.2% 증가한 1074만TEU를 처리했으며 환적은 5.5% 늘어난 1241만TEU를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항은 수출입과 환적으로 8.4% 증가한 346만TEU를 처리했다.  

주목할 부분은 광양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최근 6년 동안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광양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8년 240만TEU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9년 237만TEU, 2020년 216만TEU, 2021년 212만TEU, 2022년 186만4000TEU,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도 다른 항만은 역대 최대 물동량을 기록했지만 광양항은 186만3000TEU를 처리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 부산항과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증가하거나 감소폭이 광양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광양항 물동량은 지난해와 2022년도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0년보다 10% 넘게 감소해 부산항이나 인천항보다 감소율이 많게는 4배 이상 줄었다. 다른 항만은 성장하고 있는데 정작 광양항은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다.

광양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감소한 이유는 기항항로 부족으로 꼽힌다. 실제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최근 광양항 이용 화주 100개사를 대상으로 호남 지역 화물의 타항만 이용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63.3%가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광양항 이용 시 애로사항으로는 기항항로 부족(24.2%)이 가장 많았으며, 선사 선복배정 부족(14.5%), 왕복 복화 운송 어려움으로 인한 운송 기피(6.5%), 공컨테이너 장비 수급 문제(4.8%) 등의 순이다.

가장 불편한 사항에 대한 세부 설문에서는 항로 및 선복량 부족, 정기선 스킵에 대한 응답이 60.9%를 차지했다.

호남권 화주들이 다른 항만을 이용하는 핵심 원인은 컨테이너 정기선 항로 관련 서비스 부족이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광양항 컨테이너 항로‧항차는 부산항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즉 광양항은 부산항을 비롯한 다른 항만에 비해 항로 연계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광양항을 이용하는 화주들은 다른 부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항만업계에선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는 항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기 때문에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광양항 관련 한 관계자는 “광양항을 살리기 위해서는 환적항 활성화 정책이 최우선이다”며 “물량이 늘어나면 정부가 돈을 들여서 항만을 안 만들어도 기업들이 자동적으로 투자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활성화 방안을 찾는 게 우선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해 전국 항만의 비컨테이너 화물 물동량은 총 10억3371만t으로 전년(10억4835만t) 대비 1.4% 감소했다. 울산항, 인천항, 대산항은 감소세를 보였으나 광양항, 평택·당진항은 증가했다.

광양항은 유류, 유연탄, 자동차 물동량 증가에 따라 전년(2억4067만t) 대비 1.9% 증가한 2억4518만t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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