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지사 '무안군민과의 대화' 파행

주민 반대로 행사장 진입 1시간 반 지연
김산 군수 비롯 지역의원 전원 불참
박형주 2023-12-14 10:04:31
13일 오후 전남 무안군 종합스포츠파크에서 '광주군공항 무안이전 반대 범대위' 관계자들이 '무안군민과 대화' 행사를 찾아온 김영록 전남지사의 입장을 가로막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의 정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의 13일 '무안군민과의 대화'가 반대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로 결국 파행을 빚었다. 김영록 지사는 반대 주민들에 막혀 행사장 진입이 1시간 반이 넘게 지연됐고, 김산 무안군수 역시 주민들이 군수실을 봉쇄해 행사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영록 지사는 이날 오후 1시 40분쯤 무안종합스포츠파크 입구에 도착했다. 그러나 '광주 군공항 무안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 주민 수백 명이 행사장 입장을 막아 1시간 20여분 동안 대치했다. 범대위 주민들은 이미 행사 1시간 전부터인 오후 12시 30분부터 행사장 입구를 차단하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행사장에 참여한 주민들의 퇴장을 요구하는 등 행사 진행을 막았다.

범대위는 김지사에게 "공항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입장토록 하겠다"며 도지사 사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김 지사는 "도지사로서 공항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민간공항, 군공항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별도로 마련되는 토론회에 범대위가 응하면 오늘 공항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범대위 측은 이에 김 지사의 입장을 격렬하게 저지했고, 경찰은 이 과정에서 범대위 측에 '불법집회' 경고를 수차례 했다. 범대위 관계자들은 이 과정에서 도청 간부공무원들·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일부는 욕설 등 폭언을 질렀다.

김 지사는 행사 강행 의사를 밝히면서 경찰의 동선 확보에 따라 이동했다. 범대위가 행사장 입구를 차단하면서 일대는 전남도 관계자, 경찰, 범대위 등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고 김 지사는 결국 오후 3시20분께 행사장에 입장했다.

김 지사는 "도민과의 대화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별도의 토론회를 통해 논의할 수도 있는 건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산 군수도 공항 이전과 관련해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며 "대화와 소통을 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산 군수는 물론 김경현 무안군의회 의장, 군의원, 그리고 이 지역에 선거구를 둔 전남도 의원들도 전부 참석하지 않았다. 행사장에 대신 참여한 김성훈 부군수는 "범대위가 군수실을 점거하는 등 강한 반발로 김 군수가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행사에서 군공항과 관련한 김 군수의 입장은 전혀 들을 수 없었고, 일반적으로 일선 시군이 전남도에 요청하는 재정 건의조차 들을 수 없었다.

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 지사는 "바닷가가 있기 때문에 무안국제공항처럼 소음피해가 적은 공항도 없다. 소음피해가 굉장히 과장돼 있다"며 "이와 관련해선 전남도에서 소음에 대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다양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광주를 위한 공항이전이 절대 아니다. 무안국제공항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파행을 빚은 무안군 도민과 대화가 오는 17일 예정된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의 회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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