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도 넘은 '골프 사랑'

"뻔뻔하다" 국회 질타에도 태풍 아랑곳 없이 해외서 골프
함께 골프채 휘두른 사외이사들 '경영 감시' 제대로 했나
"연례행사이고 원격 지시" 해명에 내부서도 "변명 불과"
김두윤 기자 2023-09-01 12:26:41
태풍 '카눈' 북상에도 해외로 나가 골프를 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골프 사랑'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최 회장이 지난달 25일 열린 '2023 포스코 기업시민DAY'에서 활짝 웃으며 영상 참가 그룹사 임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골프 사랑'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2년 연속 태풍 오는 비상시국에 골프를 치면서 리더십에 대한 물음표를 자초했다. 올해는 이사회 개최를 명분으로 감시의 눈이 덜한 해외로 나가 은밀히 공을 쳤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지난해 국감에서 비상체제속 포스코 최고경영자로서의 책임과 자세를 주문했던 국회의원들의 지적이 깡그리 무시된 셈이다. ‘힌남노 고로 침수 사태’의 교훈은 대체 어디갔느냐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최 회장과 이사진은 지난달 초 5박6일간 일정으로 캐나다로 떠났다. 태풍 ‘카눈’ 예보가 쏟아지던 상황에서 수뇌부가 한꺼번에 자리를 비운 것이다. 더욱이 이들의 일정은 이사회 개최 한번에 나머지는 골프와 관광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 '힌남노' 피해가 컸던 만큼 이번에는 최 회장이 내려와 현장을 점검하거나 격려할 지 모른다는 직원들의 기대감은 헛된 꿈이 됐다. 비상시기 '수뇌부 공백'을 지적했어야 할 사외이사들도 함께 골프채를 휘둘렀다.

회사 측은 “그동안 연례행사로 진행돼던 해외 이사회 개최이며 태풍 대비도 해외에서 원격으로 지시했다”는 해명을 전했지만 "굳이 태풍이 오는데 해외로 떠났어야 하느냐"는 지적에는 묵묵무답이다. 구체적인 일정공개도 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 내부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포스코를 사랑하는 사우 모임'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태풍 대비에 노심초사할때 회사는 경영공백 상태였다. 원격으로 지시했다는 데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냐”며 최 회장을 향해 “퇴임후 프로골퍼에 데뷔하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사실상 최 회장을 방어하기 위한 옹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오로지 ‘회장님 모시기’에 급급한 과거 재벌가의 가신들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거세다.

이들이 '나이스 샷'을 외치던 순간에 태풍에 맞섰던 포스코 직원들은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최 회장과 측근들의 ‘100억원대 자사주 파티’가 얼마전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강도는 더욱 세다. 포스코가 임단협 결렬로 파업위기에 놓인 것도 회장단에게는 후하고 직원에는 인색한 회사 측의 '이중성'을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이 담긴 '기업시민'을 강조해온 그가 정작 자신에게만 왜 이렇게 관대하느냐는 물음표였다. 

똑같이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로 질타를 받았던 이강덕 포항시장은 달랐다. 지난 국감에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던 그는 올해 ‘카눈’이 북상하자 ‘주민대피 행정명령’까지 발령하고 자리를 지키면서 피해 최소화에 온 힘을 쏟았다.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하다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뻔뻔하다”는 비판을 받고도 올해도 태풍에 아랑 곳 없이 해외로 나가 골프를 친 최 회장과 극명한 대비가 될 수밖에 없다.

실수는 한 번 할 수는 있지만 두 번이 되면 죄가 될 수 있고, 그 실수에 고의성이 있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 한다. 포스코 내부에서조차 태풍 피해와 상관없이 올해 국감에 최 회장을 불러 비상시국에 굳이 해외로 나가 골프를 친 이유를 반드시 따져물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회장의 'CEO리스크'로 국민 기업 포스코는 이미지가 하락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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