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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HDC현대산업개발 이번에도 수사 안받나
정몽규 회장, HDC현대산업개발 이번에도 수사 안받나
  • 김두윤 기자
  • 승인 2022.01.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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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적인 인재(人災) '학동 참사'뒤 정몽규 외친 '안전경영' 사실상 헛구호로 끝나
중대재해법으로도 원청 책임 묻기 어려워…실제 공사 건설사 사용자 책임 제한
'재개정' 노동계 목소리 더욱 커질 듯…건설업계 할말 없어져, HDC현산이 '민폐'
지난해 '광주 학동 참사'에 이어 지난 11일 광주에서 또 다시 신축 아파트 벽면이 무너져내리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몽규 회장 등 HDC현대산업개발 경영진에 대한 처벌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사고 직후 현장의 모습

지난해 '학동 참사'로 무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에서 또 다시 신축 아파트 벽면이 무너져내리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6명의 인부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외쳤던 ‘안전경영 강화’가 사실상 헛구호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거짓말 의혹에도 이 회사 경영진에게 붕괴 참사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한 결과가 결국 사고 재발로 이어졌다는 쓴소리가 나오면서 원청의 책임을 제대로 묻기 힘든 중재재해법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도 전에 여론이 악화하면서 HDC현산이 건설업체 전체를 궁지로 모는 악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경 공사중이던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 2단지 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작업자 1명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28층에서 31층 사이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6명과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실종자 수색 작업이 벌어지고 있지만 추가 소식이 들리지 않으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과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 부근에서 사과문 발표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회사 측은 사고 이후 경영진을 포함한 본사 임직원을 현장으로 급파해 현장 수습과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지난해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 참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붕괴 사고가 재발한 탓이다. 당시 사고는 무리한 철거 방식과 불법 재하도급 등 후진적인 인재(人災)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 공분을 샀다. 단위면적(3.3㎡)당 공사비가 28만원에서 재하도급을 거치면서 4만원으로 줄었다는 사실은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특히 국토부 조사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불법 재하도급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정몽규 HDC그룹 회장 등 경영진은 "불법 재하청은 없었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비판여론이 거세졌다.

지난해 6월 정몽규 HDC그룹 회장(왼쪽)이 광주 학동 붕괴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하지만 HDC현산 경영진에 대한 수사나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사고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9명이 기소됐지만 이중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모두 하도급업체 관리자나 재하도급업체 대표 등이었다. 원청인 현대산업개발 측은 법적 책임에서 빠진 것이다. 당시 김부겸 총리 등 정부는 엄정처벌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사고 이후 정 회장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하며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약속했다. 작업중지권 적극 사용, 사고 발생 원인과 스마트 안전보건 시스템 도입 등 안전관리 강화 대책도 내놨다. 유병규 HDC현산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안전은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우리의 핵심 경영목표”라고 안전경영을 강조했다.

하지만 불과 7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의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로도 정 회장 등 HDC현산 경영진이 법적 책임을 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영진 등 사용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을 수 있는 중대재해법이 시행이 되지만 오는 27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한다고 해도 하도급을 수주해 실제 공사를 진행한 개별 기업의 사용자에게 사고의 책임을 묻도록 규정했다는 점에서 원청기업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재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 역시 생명과 안전보다는 현대산업개발의 이윤 창출과 관리·감독을 책임져야 할 관계기관의 안전불감증에서 빚어진 제2의 학동 참사"라며 "학동 참사에서 보았듯이 현장 책임이 가장 크고 무거운 현대산업개발은 빠져나가고 꼬리자르기식으로 하청 책임자만 구속됐을 뿐, 이런 법과 제도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해 발생 시 원청 경영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도록 중대재해처벌법을 즉각 개정해야 한다"며 "건설 현장의 발주와 설계, 감리, 원청, 협력업체 등 건설 현장 전반에서 각각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하는 건설안전특별법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건설업계 전체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행이 예정된 중대재해법도 부담스러운데 이번 사고로 더욱 센 법이 나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HDC현산이 중대재해법 부담이 커진 건설업계에 더욱 큰 짐을 지우게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유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광주 서구 화정동 사고 현장 소방청 사고대책본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HDC현대산업개발의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고로 인하여 피해를 입으신 실종자분들과 가족분들, 광주 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있을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저희 HDC현대산업개발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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