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는 소중한 내 직업…고용?임금 안정성 높여야"

김종민 배달의민족 노동조합 기획정책국장 인터뷰
"배달료 인상이 아닌 라이더 임금 구조 바꾸자는 것"
김두윤 기자 2021-12-21 15:18:50
배달의민족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배민지회 김종민 기획정책국장이 기본배달료 인상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배민지회는 소비자들의 배달료를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라이더들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배달료 구조를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의 고용시장이 크게 변했다.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와 일자리를 잃게 된 취약계층,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은 배달이나 대리운전 등 이른바 ‘플랫폼 노동시장’으로 대거 이동했다. 문제는 이들이 막다른 길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소중한 일자리를 확보하게 됐지만 고용과 임금 불안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플랫폼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다. 노동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로 분류된다. 라이더로 불리는 배달 노동자도 특고다. 플랫폼에 고용됐지만 정식 직원은 아닌 것이다. 배달 노동자들은 늘상 사고 위험에 노출되지만, 특고라는 신분탓에 위험 부담은 대부분 본인 몫이다. 그나마 열악한 근로여건이 알려지면서 플랫폼 기업들이 산재보험을 지원하지만 보험료 절반은 배달 노동자가 내야 한다.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노동조합 결성을 통해 단체행동에 나선 곳도 있다. 배달의민족 라이더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 배민지회도 그중 하나다. 

바이크에 오른 김종민 기획정책국장

배민지회는 현재 사측과 임금단체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견이 크다. 배민지회는 배달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기본배달료 1000원 인상, 네비실거리제(배달을 하는 실제 거리) 픽업거리 포함, 지역별 배달료 격차 해소 등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 측은 프로모션 비용으로 이미 충분한 인건비가 지급되고 있어 수용하기 힘들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배민지회는 사측이 배달 노동 여건이 화두가 된 국정감사장에서는 적극 수용의 입장을 보이다가 국감이 끝나니 입장이 돌변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종민 배민지회 기획정책국장은 “라이더는 우리의 직업”이라며 “라이더가 받는 돈은 기본배달료에 거리할증과 프로모션 지원금이 포함된 구조로 기본배달료와 거리할증이 늘고 프로모션을 줄어야 임금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기본료는 3000원으로, 2015년 이후 7년째 동결되고 있다”며 “우리가 요구한 1000원 인상으로 실질적인 임금 상승 효과는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크지 않지만 사측은 고정비 부담 증가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민지회는 네비실거리제에 픽업거리 보상도 요구하고 있다. 김 국장은 “쟁점은 라이더들이 음식점으로 픽업가는 거리 할증 여부”라며 “예를 들어 (서대문에서) 안국동까지 음식을 픽업해서 혜화까지 배달을 간다면 현재는 안국동까지 이동하는 것은 공짜 노동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네비실거리제 도입 이후 콜단가 조정과 픽업거리 배제로 실질임금이 더욱 하락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당연히 포함돼야할 픽업거리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쿠팡의 경우 픽업거리를 인정하고 있다. 

전국 지역별 배달료 차이도 문제다. 김 국장은 “현재 수도권은 기본배달료가 3000원인데 부산은 2600원, 광주는 2700원 등 지역마다 차이가 나는데 점주에게 받는 배달료는 지역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라이더 운임은 차이가 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처음에는 사측도 지역간 차이를 없애겠다고 했지만 나중에 입장을 다시 바꿨다”고 주장했다.

배민지회는 끝내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김 국장은 “현재까지 사측은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인데, 언제든 배달 커넥터 등 대체인력이 많아 자신감이 큰 것 같다”며 “조정기간인 24일까지 최대한 대화해보겠지만 사측이 최소한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파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배달료를 올리자고 하니깐 소비자 입장에선 배달료가 올라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며 "하지만 이는 배달비를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배달요금 시스템과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며, 라이더의 임금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 국민과 소비자들이 이해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최근 교통법규 위반 등 라이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배민지회는 자체적으로 '정지선 지키기' 등 안전운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라디더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처우 개선을 위한 배달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앞으로도 높아질 전망이다. 플랫폼 기업들이 정식 고용 없이 인건비를 최소화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는 상황에서 ‘플랫폼 일용직’이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양산된 비정규직에 이어 ‘고용 불평등의 시즌 2’가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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