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부실지원에 탄소중립 엇박자' 수출입은행 국책은행 맞나
'中企 부실지원에 탄소중립 엇박자' 수출입은행 국책은행 맞나
  • 김두윤 기자
  • 승인 2021.10.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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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개발에 손댔다가 전액 손실 망신도…방문규 은행장 등 낙하산 논란도
기업의 수출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 수출입은행의 부실경영이 올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방문규 은행장 모습.

기업의 수출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 수출입은행의 부실경영이 올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수은은 정부 탄소중립 기조에 엇박자를 내고 중소기업 지원도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MB정부때 진행한 해외투자는 전액 손실을 기록하는 불명예도 썼다. 방문규 은행장이 취임하면서 불거진 낙하산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13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에 따르면 수은이 출자한 '트로이카 펀드'와 '글로벌다이너스티 펀드'의 수익률은 2014년 각각 -49.1%, -36.0%였다가 존속기간이 만료된 현재 -98.9%, -100%를 기록했다. 미주와 유럽 소재 유가스전에 투자하는 트로이카·글로벌다이너스티 펀드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위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과 2010년 8월 설립된 사모펀드(PEF)로 수은은 트로이카 펀드에 334억원, 이듬해 글로벌다이너스티 펀드에 22억원을 투자했다. 무려 356억원의 혈세가 허공에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수은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추진한 해외자원개발이 100% 손실로 귀결됐고, 수은의 투자자산은 잔존가치 없는 서류상의 청산만을 남겨두고 있다"며 "수은은 대외정책금융기관으로서 해외투자 손실에 대한 경영의 책임성을 높이고, 투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수흥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수은은 관계사 앞 일감 몰아주기로 공정위 과징금이 부과된 기업에도 히든챔피언 기업으로서 금리우대혜택을 제공했다. 또한 히든챔피언 육성기업 232곳 중 9곳은 신청 가능한 매출액 기준(매출 400억원~1조원)을 상회하는 매출 1조원 초과 기업이었다.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기업이 포함됐다는 지적이다. 수은이 중소기업 지원 실적을 채우기 위해 제대로 된 검증없이 혈세를 마구잡이로 지원했거나 문제의 기업에 대한 특혜가 지원된 것 아니냐는 물음표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수은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뿐만 아니라, 매출액 1조 이상으로 이미 충분히 성장해 히든챔피언 육성 필요성이 적어진 기업들에 대해서도 지원을 계속하고 있던 문제점이 밝혀졌다”면서“수출입은행이 히든챔피언 육성 프로그램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소규모 강소기업 발굴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작 도움이 필요한 기업들에게는 지원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비판이다. 

류성걸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수은이 추진하는 ESG 로드맵이 ESG 평가기준을 충족해야 금리를 우대 해주는 등 너무 엄격한 기준을 제시해 ESG 경영 전환이 힘든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에 편중된 여신 지원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은의 ESG로드맵은 2030년까지 ESG여신 총 180조원 지원하고 ESG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기업 앞 혜택 부여를 중심으로 10개의 ESG 금융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있다. 이중 중소기업을 위해서 마련한 ‘ESG 경영 실천 지원 프로그램’조차 ‘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인증 및 평가기준을 충족한 중소기업’만 해당이 돼 자본과 기술, 인력이 부족해 ESG경영으로 전환이 힘든 중소기업들이 소외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류 의원은 “ESG 인증받고 기준도 충족한 중소기업이면 수은이 아니라 다른 곳에 가도 충분히 여신 받을 수 있다.”며 “ESG 여신지원 정책에 있어서 기업들의 다양한 사정을 고려하여 지원 및 혜택 부여에 소외되는 산업 및 기업이 없도록 면밀히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탄소중립 기조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에 따르면 수은의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폐자원, 바이오매스 등)에 대한 2020년 지원액은 2017년에 비해 1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7년 6635억원이었던 투자액은 2018년 4147억원, 2019년 6822억원, 2020년 5642억원으로 정체 양상을 보였다. 반면 수은은 2017~2020년 석탄화력에도 1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금액은 해당기간 태양광발전 지원액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용 의원은 ”탄소중립 노력과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에서 수은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답보상태인 것이 문제“라며 ”특히 기후위기의 주범 석탄화력 투자 결정액이 4년간의 태양광발전 지원액과 엇비슷하다는 것은 정부의 기후위기 대책의 모순과 혼란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낙하산' 논란도 잇따랐다. 지난 1월 선임된 김종철 수출입은행 감사는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법률 자문을 맡은 변호사 출신이다. 방 은행장 역시 김경수 전 도지사가 2018년 7월 설치한 ‘경제혁신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수은은 지난해 국감에서 직장 내 성희롱, 재택근무 중 제주도 여행 등 지원들의 기강해이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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