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 외국인 2조 순매도하고 기관은 인버스 베팅

반등 나오자 증시 떠받치던 '동학 개미'도 흔들…결국 '손' 들까
2021-10-11 08:01:40
증시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 각종 악재로 국내 증시가 급락한 지난달 말 이후 2조원이 넘는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하락으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에 투자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1% 넘게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8일까지 8거래일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조844억원어치(유가증권시장 1조9758억원·코스닥시장 1087억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5.66%, 7.90% 하락했다. 지난달 외국인은 1조10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그동안 매도세가 멈출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외국인은 삼성전자(9816억원), 삼성전자우(3033억원), 카카오(1206억원), 삼성SDI(1050억원), SK하이닉스(841억원) 등을 대량 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기관은 하락에 베팅했다. 기관은 지난달 28일 부터 지난 6일까지 이른바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품을 2405억원 순매수했다. 또한 KODEX 인버스도 676억원 순매수했다. 인버스 상품은 지수가 떨어질수록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상장사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 리포트의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 목표가를 내린 리포트 수는 79개, 올린 리포트 수는 136개였다. 상향 조정 리포트 수 대비 하향 조정 리포트 수의 비율은 58.1%다. 이는 전월(56.7%)보다 소폭 높아진 것으로 월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시장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그동안 증시를 떠받치던 '동학 개미'들의 투심도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가 사흘 연속 1%대 하락을 멈추고 반등한 지난 7일 개인은 938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연초 외국인의 매도행진에 순매수로 대응하면서 매물을 고스란히 받아내던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외환시장의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며, 연말로 갈수록 외환시장 안정과 함께 매도세가 일단락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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