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KCC 이어 카카오도 계열사 누락…'실수' 맞을까
하이트진로‧KCC 이어 카카오도 계열사 누락…'실수' 맞을까
  • 김두윤 기자
  • 승인 2021.09.14 14:4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수 개인회사거나 내부거래 비중 높은 친족회사가 누락된 사례 많아
계열사 신고를 누락했다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재 대상에 오르거나 수사를 받는 대기업집단이 늘어나면서 근본적으로 법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왼쪽부터 김범수 카카오 의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정몽진 KCC 회장

대기업집단 신고에서 계열사를 누락했다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재 대상에 오르거나 수사를 받는 대기업집단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의 기업들은 하나같이 실수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에선 친족회사 일감몰아주기 등 고의성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고 누락에 따른 혜택을 누렸으면서도 가벼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처벌 수위를 높여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같은 '실수'가 재계에서 잊을만 하면 터질 정도로 잦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14일 재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카카오 창업자이자 동일인(총수)인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주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가 누락되거나 허위로 보고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직권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자료란 공정위가 매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을 지정하기 위해 기업집단 동일인에게 받는 계열회사·친족·주주 현황 자료다. 총수 일가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계열사를 편법 승계에 활용하는지 면밀하게 살피기 위해서다.

논란의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을 위해 김 의장이 설립한 회사로 그의 지분 100% 개인회사다. 이 회사는 카카오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다. 올해 4월 기준 케이큐브홀딩스 임직원 7명중 대부분이 그의 가족이다.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씨가 지난해 말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현재는 김탁흥씨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의장과 부인 형미선씨는 기타 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아들 김상빈씨와 딸 김예빈씨도 이 회사에 재직 중이다. 이 때문에 김 의장이 이 회사를 통해 부의 대물림을 추진하고 있다는 일각의 평가가 나왔지만 "승계와 무관하다"는 것이 카카오의 입장이다. 

현재 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국회대정부 질문에서 카카오에 대해 “문어발식 확장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플랫폼 기업이 독점적 재벌들이 하던 행태를 되풀이한다면 감시와 감독이 들어가야 하고 필요하면 강제적 조치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도 ‘계열사 누락’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 조사결과 박 회장은 2017년과 2018년에 하이트진로그룹의 현황 자료를 제출하면서 연암, 송정, 대우화학, 대우패키지, 대우컴바인 등 5개사를 누락했다. 연암과 송정은 박 회장의 조카들이, 나머지는 고종사촌 이상진 대표와 아들, 손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또한 박 회장은 대우화학, 대우패키지, 대우컴바인의 주주나 임원으로 있는 친족 6명과 그 외 1명까지 총 7명의 친족도 누락했다. 지난 2018년 기준 대우화학은 전체 거래의 55.4%가 대우패키지는 51.85%, 대우컴바인은 99.7%가 내부거래였다. 이에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고의가 아닌 절차상 실수"라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정몽진 KCC 회장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16년 부터 2017년 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자신이 차명으로 소유한, 회사와 친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KCC 납품업체 등 10개사를 누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법 위반행위에 대해 알고 있을 가능성이 현저하고 그 중대성이 상당하다"며 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정 회장 측은 지난달 말 열린 첫 재판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제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재벌들은 총수 친족회사 누락을 단순 실수라고하는데 왜 여러 곳에서 이같은 실수가 자꾸 반복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법 위반이 명백한 상황에서 수사당국이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근본적으로 법 위반 자체에 대한 처벌 강화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