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저축은행, ‘이자장사' 급제동 걸리나?

금감원, '경영 유의' 4건 등 통보…본부장 전결로 한도 늘리기도
공격적인 대출영업에 4대금융 순이익 꼴찌에서 1위로 '껑충'
2021-09-07 12:43:54

금융감독원이 KB저축은행에 대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대출영업을 해온 KB저축은행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건 셈이다. 국민경제는 아랑곳없이 이자장사에 올인하다가 금융당국의 '옐로 카드'를 받은 겪이라는 일각의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1일 KB저축은행에 경영 유의사항 4건, 개선사항 1건을 통보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출시한 가계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올리고 금리를 할인하는 방식 등으로 대출을 늘렸다. 특히 상품위원회의 검토를 거치지 않고 소관 본부장 전결로 대출 한도와 금리를 변경한 사례도 있었다. 이는 가계신용대출의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금감원의 지적이다.

KB저축은행은 공격적인 대출영업에도 리스크 관리는 뒷전이었다. 금감원은 KB저축은행은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자기자본비율(BIS) 떨어지는데도 구체적인 관리 방안과 자본 확충 계획 등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출이 늘었는데 연체가 급증하거나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기자본이 적을 수록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금감원은 이외에도 ▲대출모집인의 불법·부당 모집행위에 대한 감독 강화 ▲여신감리업무 강화 등 2건을 경영유의 사항으로, 거액송금업무 프로세스 개선 1건을 개선 사항으로 KB저축은행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의 지적을 받을 정도로 공격적인 대출영업을 펼친 KB저축은행은 올해 호실적을 올렸다. KB저축은행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8.2% 증가한 64억원을 기록했다. 순위도 4대금융 저축은행 하위권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대출이 급증하면서 자산도 급증했다. 상반기 총자산은 2조3458억원으로 전년대비 25% 증가했으며, 대출잔액은 전년대비 28% 증가했다.

문제는 가계대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말보다 2.3%(41조2000억원) 늘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10.3%(168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에따라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한은이 15개월만에 금리인상에 나선 가운데 연내 추가 금리인상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며 "그동안 이제 수익을 톡톡히 누린 금융사들은 연체 등 대출 부실화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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