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의 경제톡> 전기차 시장을 노리는 IT기업들
<이원호의 경제톡> 전기차 시장을 노리는 IT기업들
  • 빅터뉴스
  • 승인 2021.09.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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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LG전자‧샤오미‧소니 등 잇따라 출사표
혁신 앞세워 기존 車업체와 진검승부 예고

지구 환경 문제와 석유 자원의 고갈로 내연기관차의 종말이 현실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환경 정책 강화를 통해 늦어도 2050년까지는 내연기관차의 생산 혹은 운행을 없애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10년 내 완전한 전기차 생산업체로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속속 발표하는 등 전기차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사실 전기차 시대로 진화해도 기존의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경쟁력을 잃지 않고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갈 가능성이 높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핵심 동력원은 다르지만 그동안 자동차 생산을 통해 축적한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차세대 먹거리 사업의 일환으로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꾸준하게 진행해왔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전기차는 제조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작업의 복잡성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단순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실제로 내연기관차에서 가장 복잡하고 핵심적인 기술에 해당하는 엔진 부문이 전기차에서는 사라져 제조 공정이 훨씬 간단하며, 외주 부품도 고도의 숙련도를 요구하지 않는 범용의 전자 부품들이 대다수다. 더욱이 전기차 개발은 자율주행과 병행해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 IT기업들이 충분히 욕심을 내고 뛰어들만하다.

전기차 시장 진출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IT기업은 애플이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개발을 위한 ‘타이탄 프로젝트’를 운용 중인 애플은 올해 초 테슬라 출신을 포함한 자동차 분야 엔지니어 300여명을 채용하는 등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4년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한국과 일본,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과 접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LG전자와 협력설도 제기 되고 있다.

CNBC가 번스타인(Bernstein Speculates)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이 2025년 안에 전기차를 출시한다면 2030년까지 1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또한 번스타인은 애플의 전기차 시장 진출은 애플 전체 성장률을 두 배로 늘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기존의 완성차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애플이 테슬라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다음은 가전제품으로 글로벌 입지를 다진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 트레인을 개발·생산하는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LG의 전기차 사업 참여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LG전자는 IT기술과 제조업 모두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데다, 그룹의 계열사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전기차 관련 부품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 단숨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완성차 태스크’을 운영하는 등 전기차 시장 진입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 번째는 ‘대륙의 실수’로 잘 알려진 중국의 IT기업 샤오미다. 샤오미는 지난 1일 ‘샤오미자동차(小米汽車)’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전기차 생산에 가세했다. 레이쥔(雷军) 샤오미 회장은 향후 10년간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전기차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 밝혀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샤오미는 그동안 가성비를 앞세워 스마트폰과 다양한 IT제품을 출시해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전기차도 IT제품과 같이 가성비 높은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만큼 기존의 완성차업체와 전기차업체들은 샤오미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지막은 IT기업의 전통적인 강자 소니(SONY)다. 소니는 이미 2020년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완성형 전기차인 ‘비전S’를 깜짝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소니는 비전S를 자동차용 센서 기술을 홍보하기 위해 시험 제작한 차량이라 소개하면서 전기차 생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5월 소니의 전기차 개발 담당 임원은 일본의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전기차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생산하지 않는다고 선언할 이유는 없다”면서 소니의 전기차 시장 참여 가능성을 인정했다. 소니가 구체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진행해 나간다면 애플이나 LG전자 이상으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애플, LG전자, 샤오미, 소니의 공통점은 IT제품의 품질 면에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기업들이다. 소비자들은 IT제품만큼 높은 수준의 전기차를 이들 기업들이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다. 애플카나 소니카를 상상하면 최첨단 기술을 탑재한 세련된 자동차가 떠오른다. LG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내구성을 지닌 전기차를 기대하게 된다. 샤오미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가격에 품질 또한 준수한 전기차를 출시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전기차 진출은 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기술적 진보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고, 선택의 다양성 측면에서 소비자 편익이 증대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IT기업의 활약으로 하루 빨리 완성형 전기차가 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원호 비즈빅테이터연구소 소장(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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