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의 경제톡> 지금 전기차를 구입해도 괜찮을까
<이원호의 경제톡> 지금 전기차를 구입해도 괜찮을까
  • 빅터뉴스
  • 승인 2021.08.18 09: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연 기관차에 비해 가격과 성능, 편리함 등 뒤져
배터리 등 문제점 개선 없인 소비자 마음 못 열어

요즘 자동차를 교체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머리가 복잡할 것 같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자동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어떤 자동차를 선택해야 할지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한번 구입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5~10년은 운행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익숙하고 여러모로 편리한 내연기관차가 유리하다. 하지만 자동차를 둘러싼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구입한 내연기관차가 언제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전기차를 산다는 것도 당장 감수해야 할 불편함과 문제점 등이 만만치 않다.

미래의 자동차가 친환경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현시점에서는 전기차가 그 자리를 차지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성숙하지 못한 시장 상황과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점으로 인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전기차로 갈아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전기차가 소비자에게 내연기관차 수준의 믿음을 주어 대중화 단계에 가기 까지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아직까지는 높은 가격과 인프라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각국에서 전기차에 대해 일정 부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에 비해 여전히 가격이 높다. 더구나 내연기관차는 경차부터 대형차에 이르기까지 소득 수준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반면, 전기차는 생산업체별로 1~2개 모델에 불과해 비슷하게 높은 가격대를 형성성하고 있다.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 문제도 전기차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매년 좋아지고 있지만 내연기관차에 편리함에 비할 바는 아니다.

다음으로 전기차가 기술적으로 매년 크게 발전하고 있지만 완성된 형태의 자동차가 되기까지는 여전히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배터리의 용량과 충전 속도는 몇 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기술적 진보를 이룩했다. 특히 내연기관차에 비해 결정적으로 비교열위에 있었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도 최대 600㎞까지 늘려 나름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화 가능성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인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화재나 폭발 위험이 적고,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가 훨씬 빨라 기존의 배터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지금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는 가까운 미래에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할 수도 있다. 배터리의 기술 표준이 어떤 식으로 결정될지 확신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소비자들이 선 듯 전기차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전기차는 그동안 배터리의 성능 개선에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자동차 자체의 효율성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자동차의 무게만 보더라도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보다 훨씬 무겁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지난 몇 십 년간 무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엔진과 차제 등의 경량화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전기차는 핵심인 배터리 무게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거꾸로 생각하면 전기차는 그만큼 성능을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전기차를 구입하는 것이 손해라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내년에 더 값싸고 성능 좋은 전기차가 출시될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 점 또한 지금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요인이다.

2020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에서 순수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미치지 못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까지 합쳐도 3%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비중이 50%를 넘어선 노르웨이 등 일부 유럽 국가를 제외하면, 전기차의 주 소비층은 친환경 차량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관공서와 일부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에 국한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MEF)는 2040년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승용차의 2/3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가격과 성능, 편리함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전까지는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할 것이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공존이 예상보다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원호 비즈빅테이터연구소 소장(경제학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