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13년전 ‘사재출연 약속’, 미술품 기부로 이행될까

유족들 이 회장 미술품 국립박물관 기증 검토
2021-04-14 16:20:53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 납부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유족들이 이 회장의 미술 소장품을 국립박물관 등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생전에 ‘1조원대 사재출연’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기증이 어떤 명분으로 이뤄질 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들은 유산 배분과 상속세 납부 방식을 논의중이며, 이중 미술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회장이 소장한 미술품은 국내 문화재와 세계적인 미술가의 작품 등 약 1만3000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속세 신고시한인 이달 30일전까지 미술품을 기증 하게 되면 상속세 부담도 줄게 된다. 이 회장의 유산은 주식, 부동산, 현금, 미술품 등을 합해 22조∼23조원대에 이르고, 상속세 최고 세율 50%, 대기업 최대 주주 할증 등을 감안하면 상속세는 1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가치가 2조~3조원대로 추정되는 미술품이 빠지면 그만큼 세금 부담이 줄게 되는 셈이다.

미술품 기증이 어떤 명분으로 이뤄질 지도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삼성특검' 당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차명재산을 실명전환한 뒤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내고 나머지를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시민단체 등에선 이 회장이 약속한 사회 환원 금액을 1조원대로 추산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난해 이 회장이 운명을 달릴할 때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이 회장이 대국민사과 이후 2년만에 경영에 복귀하고 지난해까지 계열사에서 받아간 총 배당금이 2조원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시간이 흘렀지만 그는 사회 환원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 부회장 역시 지난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회 청문회에서 “어머님, 형제들과 상의해 봐야겠지만 저희가 결정해야 할 시기가 오면 정말 좋은 일에 쓰겠다”고 말한 것 외에 구체적인 언급을 한 적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기증이 이 회장의 '사재출연 약속'의 명분으로 이뤄지면서 무려 13년간 이행되지 못한 부친의 약속을 이 부회장 등 유족들이 지켜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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