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증시활황에 투자시장으로 자금 몰려
저금리‧증시활황에 투자시장으로 자금 몰려
  • 김흥수 기자
  • 승인 2021.02.0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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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예탁금 한때 70조, 가상화폐 거래액은 6조

수익을 추구하는 대규모 '머니 무브'(돈의 이동)가 계속되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월 말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637조8555억원으로, 한 달새 9조9840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예금자가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예금으로, '대기 자금' 성격이 강하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10조원은 밀물이 돼 각종 투자처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투자자예탁금(장내 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1월 평균 68조952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8%(6조7000억원)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1월 11∼13일에는 7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1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을 포함한 전체 증시에서 27조98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1월 골드바 판매액은 90억4000만원이다. 절대 액수는 주식 투자에 비할 바 아니지만, 한 달 전보다 103.1%나 늘어난 수치다. 한 시중은행 PB(프라이빗 뱅커)센터 관계자는 "금값은 한동안 올랐다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의 영향으로 다시 내려갔다"며 "따라서 지금 분산 투자 차원에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실물자산으로서 금을 조금씩 나눠 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투자 동향도 심상치 않다. 암호화폐 정보 웹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의 24시간 거래대금은 2017년 12월에 12조원을 돌파한 후 시장의 침체로 한동안 미끄럼을 탔으나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작년 11월 10일 오전 8시 기준 24시간 거래대금이 6283억원에 불과하던 업비트 거래대금은 같은 달 24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1조7000억원으로 늘었고, 당일 오후 8시 기준으로는 3조345억원으로 폭증했다. 이런 기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이달 2일 정오에는 24시간 거래대금이 6조200억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고객 돈이 물밀듯 들어왔다. 빗썸에서 고객 예치금은 2020년 말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00% 넘게 증가했다. 올해 1월에는 작년 말보다 36% 더 늘었다.

이런 대규모 투자 움직임은 저금리 아래 최소한의 수익이라도 얻으려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기가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에 돈을 넣어봐야 이자율이 1%도 안 되는 상황에서 최소한 인플레이션이라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데 이보다 더 위험 성향을 가진 투자자는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나선다"고 말했다.

돈의 대이동 현상은 과거와 견줬을 때 가장 두드러진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예전에는 저금리라고 해도 코로나19 때문에 자금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관망하는 분위기였다고 하면 이제는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은 아니라는 심리도 있고 최근 백신이 보급되다 보니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까 전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유튜브 등을 통해서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투자를 촉발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 자체는 더 이어질 것이고, 저금리가 계속된다면 직접 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기록적인 저금리이기 때문에 머니 무브 현상은 예전보다 훨씬 강하다"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대규모로 자금을 푼 뒤에도 기준금리가 2.5%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0.5%까지 낮아졌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한동안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한동안 투자 열기가 계속해서 뜨거울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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