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정부 모두 '빚더미'

전문가들 "서둘러 출구전략 모색해야"
이수룡 기자 2021-01-15 10:48:43

가계와 기업, 국가의 부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천억원으로 1년 새 100조5000억원이 늘었다. 연간 증가액이 이전 2년간 한해 60조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다.

주택담보대출이 68조3000억원, 주로 신용대출인 기타대출이 32조4000억원 불어났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열풍이 원인중 하나다.

기업 부채 역시 작년 12월 말 현재 대출 잔액이 976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7조4000억원 증가했다. 2018년과 2019년 연간 증가액은 40조원대였다. 중소기업 대출이 87조9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개인사업자대출이었다. 대기업 대출은 19조5천억원 늘었다. 대기업은 만약에 대비한 실탄으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빚에 의존한 것으로 보인다.

민생·기업 구제를 위한 재정 투입을 국채에 의존하면서 정부 부채도 급증했다. 작년에 4차례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국가 채무는 846조9000억원까지 늘었고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18조6000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으로 전년보다 8.9%(45조7천억원) 증가한 558조원을 편성했다. 이를 조달하기 위해 정부는 93조2000억원의 빚(국채)을 내야 한다. 따라서 국가부채는 연말에 956조원으로 늘어난다.

부채비율도 확 올라갔다. 국가채무비율은 2019년 37.7%에서 작년 43.9%로 치솟은 데 이어 올해엔 47.3%로 높아진다. 국가채무비율 50% 돌파는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 말 101.1%로 사상 처음으로 100%를 돌파했고 기업 부채비율 역시 110.1%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소득 가운데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인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171.3%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일본(65%)과 유로존(60%)은 물론 미국(81%)을 훌쩍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부채는 걱정스러울 정도가 아니나 가계 부채는 과도하게 팽창한 만큼 금융당국이 주도면밀한 대책을 세워 출구전략을 실행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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