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대체 수단 '뱅크사인'... "편리한 점 못느껴"

기존 공인인증서와 차이점 없고
시중은행 간편 로그인이 더 편해
보험·증권사 금융 거래시 한계
2018-10-05 08:46:38
사진=은행연합회
사진=은행연합회

은행권이 지난달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수십억원을 들여 공동 인증서비스 '뱅크사인(BankSign)'을 선보였으나 소비자들은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뱅크사인은 은행연합회 주도로 수십억원을 투자해 삼성SDS가 개발한 것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자거래의 보안성과 편의성을 높인 인증 서비스다. 현재 뱅크사인 모바일버전은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 IBK기업, SC제일, Sh수협, 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경남, 케이뱅크은행 등 15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뱅크사인 앱은 지난 8월27일 출시 후 안드로이드 기반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5만회 가량 다운로드됐다. 이는 2017년 말 기준 국내 모바일 뱅킹 사용자가 9089만명(복수 은행 이용자 포함)인 것을 감안하면 0.05%만 뱅크사인을 이용한 셈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 모바일뱅킹 앱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각각 500만~1000만회 다운로드된 것에 비하면 뱅크사인 이용률은 현저히 낮은 편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기존 공인인증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게 큰 원인이다.

은행연합회 측은 한 번 발급하면 3년 동안 갱신할 필요가 없고, 15개 은행에서 타행 인증서 등록 없이 쓸 수 있다는 점을 장점을 꼽았다. 또 비밀번호를 6자리 숫자로만 설정할 수 있어 영문, 숫자, 기호를 조합한 10자리의 비밀번호를 지정해야 하는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눈에 띄게 편리해진 점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 시중은행 모바일뱅킹에서 공인인증서 로그인 대신 비밀번호, 지문, 패턴 등 간편 로그인 방식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뱅크사인 이용자는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단순화 하는 것을 원하는게 아니라 공인인증서 자체가 번거로운 것이다"며 "뱅크사인은 기존 공인인증서와 이름만 다를 뿐, 더 편리해진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뱅크사인 이용자도 "시중은행 모바일뱅킹에서 로그인할 때 지문으로 로그인하는 게 가장 편리하다고 생각한다"며 "유효기간 연장도 요즘에는 은행에 가지 않고 앱에서 할 수 있는데, 유효기간을 늘리거나 비밀번호를 숫자로만 설정한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 전혀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험사나 증권사에서 금융거래를 하려면 결국 공인인증서가 필요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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