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문재인 대통령보다 유명해진 ‘펭수’... 기성세대 디스에 누리꾼들 열광

[데이터K] 빅데이터로 풀어본 ‘펭수’의 인기
‘펭수’ 검색량 방탄소년단·文대통령보다 높아
콘텐츠 주 소비층은 청년층... 전체에서 67.4% 차지
‘김명중’을 말할 때 누리꾼들 열광
2019-12-08 13:02:57
사진=펭수 (출처:자이언트 펭TV 화면 캡처)
사진=펭수 (출처:자이언트 펭TV 화면 캡처)

최근 캐릭터 ‘펭수’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펭수는 네이버 검색에서 방탄소년단이나 문재인 대통령 보다 검색량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1월 한 달간 각계의 유명인 5명의 검색량을 비교해본 결과 손흥민 선수의 검색지수가 가장 높은 100으로 집계됐고, 펭수가 52.7로 나타났다. 최근 트로트 가수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한 ‘유재석’이 39.5, 문재인 대통령 17.2, BTS는 11.0으로 관심도에서는 이들을 크게 앞섰다.

검색지수는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놓고 역산해 지수화한 수치로, 손흥민 검색량이 100회라면 펭수가 52.7회 검색됐다는 의미이다. 손흥민 선수는 월초 경기 중 상대선수의 심각한 부상과 손 선수의 퇴장이 이슈가 되며 검색량이 급증한바 있는데, 이 이슈를 제외하면 펭수와의 격차는 불과 10포인트 이내로 좁혀질 정도다.

‘펭수’는 EBS의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 캐릭터이다. 2미터가 넘는 거대한 체구에 10살된 EBS ‘연습생’이라는 설정이다. 힙합·댄스·랩 등에 재능을 보이며 BTS를 능가하는 크리에이터가 장례희망이라고 밝힌다.

펭수는 EBS의 ‘뿡뿡이’나 ‘뽀로로’의 계보를 잇는 캐릭터지만 과거의 캐릭터와는 ‘결’이 다르다. 원색의 애니메이션이나 동화속의 세상이 아닌 2019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살아가는 캐릭터로 일상적인 인간들과 부대끼며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 유튜브 구독자수 123만명... 라디오 <여성시대> 출연으로 대중적 인지도 급상승

펭수가 주인공인 '자이언트 펭TV'는 정규 방송보다 유튜브 채널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훨씬 활발한 것으로 보여진다. 지상파 시청률 순위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유튜브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 통계분석 사이트인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는 8일 현재 123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지난 4월 2일 첫 방송이 나간 후 8개월여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현재까지 137개의 동영상이 올라왔는데 편당 평균 조회수가 93만1300회에 전체 동영상 누적 조회수가 8649만 여회로 집계됐다.

펭수의 인기는 9월 하순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SNS의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이전까지는 잠잠했던 언급량이 9월 22일부터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바로 직전인 19일 유튜브에 올라온 ‘이육대(EBS아이돌 육상대회)’ 에피소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육대’ 에피소드는 뿡뿡이·뽀로로·번개맨·뚝딱맨 등 역대 EBS의 인기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체육대회에서 승부를 겨루는 내용이었는데, 기존 정규 프로그램에서 보아오던 클리셰한 캐릭터들이 아닌 승부에 집착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졌다. 이 에피소드는 '펭TV' 에피소드 중 최다 조회수인 250만9800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반 대중에게 ‘펭수’의 인지도가 확산된 계기는 10월 23일 MBC 라디오 ‘여성시대’에 출연하면서 부터다.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 ‘펭수’라는 특이한 이름과 특이한 음성을 가진 게스트가 출연해 좋은 입담을 선보인 것이 누리꾼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고 이러한 궁금증은 검색으로 연결됐다. 이날 네이버 검색지수는 조사기간 중 가장 높은 100을 기록했다.

차트=‘펭수’ SNS언급량-네이버 검색량 추이
차트=‘펭수’ SNS언급량-네이버 검색량 추이

 

◇ ‘김명중’을 말할 때 청년세대 열광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펭수는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다. 펭수의 세계는 애니메이션이나 동화가 아닌 2019년의 대한민국이고 만만치 않은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돼있다.

펭수의 장례희망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요즘 트렌드가 반영됐고 실제로 그 꿈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4월 올라온 첫 에피소드에서 밝혔듯 구독자 1명으로부터 시작돼 현재 123만을 돌파했다. 펭수의 성장 과정이 유튜브를 통해 계량화돼 대중들에게 생중계 되고 있는 것이다.

무명이었던 펭수의 성장과정은 사회초년생의 직장생활을 연상케 한다. ‘선배’들과의 만남에서는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지만 동료들과는 갈등도 빗는다. 특히 회의 중에는 회사 사장 ‘김명중’을 존칭없이 불쑥불쑥 언급하며 사회초년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한다. 펭수의 이같은 과감한 발언은 SNS를 통해 대량으로 확산되고 있다.

  • 2019/09/26 RT:4,528  아 펭수 너무 웃겨서 미칠 것 같닼ㅋㅋEBS랑 제작진들 미친 것 같애ㅋㅋㅋ김명중이 제일 웃김ㅋㅋㅋ
  • 2019/09/26 RT:4,022  #펭수 누구 돈으로? 김명중 / 펭수는 생각이 없어요? / 네
  • 2019/09/28 RT:1,306  #펭수 / 못 먹을 땐 김명중 / 김명중이 누구야??
  • 2019/11/16 RT:834  #펭수 #아는형님 / (중략) 유명한 사람들 부를 때 다 '님'붙입니까? / 위인 부를 때 다 '님' 붙이지. / 김명중은 지금 위인 아니에요! / 맞는 말이긴 하네

누리꾼들은 이러한 펭수의 과감하고 직설적인 화법에 열광하고 있다. 실제로 SNS에서 ‘펭수’에 대한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김명중’이 언급빈도에서 최상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언급빈도를 보면 ‘EBS'가 가장 높은 빈도로 등장했고, 이어 ‘캐릭터’, ‘여자’, ‘자이언트’, ‘tv', '목소리’, ‘김명중’, ‘미소년’, ‘피디’ 등이 최상위에 떠올랐다. 이중 ‘캐릭터’, ‘자이언트’, ‘tv'는 펭수와 동의어 성격의 단어들인데 이들을 제외하면 특정인으로는 ‘김명수’가 가장 높은 언급량을 보인 것이다.

표='펭수' SNS 연관어 클라우드
표='펭수' SNS 연관어 클라우드

이런 펭수의 과감한 언행에 공감하는 세대는 애초의 타깃이었던 어린이들이 아닌 청년층 세대인 것을 알 수 있다. 녹스인플루언서 통계결과를 보면 펭TV의 구독자 중 청년층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인 연령대별로는 25~34세가 가장 많은 39.1%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높은 비중은 18~24세로 28.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유명세에 따르는 논란들... 한남논란·무례논란·표지모델

유명세에 따르는 통과의례일 수도 있지만, 단기간에 ‘펭수’의 인기가 급상승하다보니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타났다.

펭수에 대한 게시물을 이슈별로 분류한 결과 긍정적인 이슈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일부 부정적인 이슈들이 발생했는데, ‘젠더논란’, ‘무례논란’, ‘수능특강 표지 논란’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차트='펭수' SNS 이슈 분석
차트='펭수' SNS 이슈 분석

지난달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젠더’ 논란이 일며 부정 감성어가 언급빈도를 높였다. 과거에 있었던 EBS 고위간부의 ‘성추행’ 논란이 지난달 다시금 SNS에서 회자되며 일부 여성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펭수 불매’가 언급되기도 했다. 펭수는 공공연히 젠더리스임을 밝혀왔지만 일부 여성 누리꾼들은 펭수를 남자로 규정하고 ‘한남’이라며 공격적인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펭수 콘텐츠는 여자보다 남자가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스인플루언서 집계에 따르면 구독자의 79.9%가 남자인 것으로 집계되며 콘텐츠 소비에 있어서 성별간 커다란 불균형을 보이기도 했다.

  • 2019/11/16 RT:5,120  EBS가 미투 입막음한 거랑 EBS 여자피디가 만든 펭수 소비하는 거랑 뭐가 연관관계가 있는 거지...? 그런 EBS를 규탄해야지 왜 펭수를 규탄해... (중략)
  • 2019/11/16 RT:223  펭수 난 안에 한남 있는 거 자체로 비위 상하고 거슬림 저만큼 인기 끄는 캐릭터를 여성피디님이 만드셨다니 박수칠 일임 근데 거기까지고 난 소비 못함 왜 모든 사람이 좋아해야 되는 것처럼 말하는지 모르겠네
  • 2019/11/17 RT:202  펭수 성별없으니까 예뻐해주라는말 진짜 모욕적이다 걔 말투 행동 목소리 톤 100퍼센트 한남 그자체인데 펭수 쉴드치고 한남 욕하는거 진짜 웃기거든요ㅋㅋ
  • 2019/11/20 RT:856  나두 펭수 좀.. 걍 징그러운 한남이 들어간 인형탈 그 이상 그 이하로도 안 보이는데 자꾸 사람들이 젠더리스니 어쩌니 하면서 올려치니까 좀 의아함...

이러한 젠더논란으로부터 시작돼 ‘안티 펭수’ 정서가 일부에서 확산되며 SBS <문명특급>과의 갈등설이나 내년도 ‘수능특강’ 표지논란 등으로 번졌다.

지난달 SBS와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SBS <문명특급> 제작진에 대한 무례논란이 불거진바 있다. SBS에서 펭TV의 특정 에피소드 제작과정에 적극 지원해준 것과는 달리 EBS에서는 SBS의 <문명특급>팀을 홀대했다는 것이다. <문명특급> 측에서 해명하며 애초부터 기획된 설정이라고 밝혔지만 <문명특급> 진행자인 ‘재재’의 팬들이 펭수가 무례하다며 SNS에서 공격을 가한 것이다.

또 수험생들에게 인기있는 교재인 EBS <수능특강>의 내년 표지모델로 펭수가 선정된 것에 대해서도 일부 누리꾼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 2019/11/14 RT:338  펭수 수특표지인거 화남. 일단 개인적으로 펭수가 싫은건 취향문제니까 넘어가는데... 한 갑툭튀캐가 수능에까지 영향끼치는건 선을 넘었음 ... (중략)
  • 2019/11/14 RT:195  수특 표지 1~3안까지 선택권이 있으면 차별화가 있어야지 결국 다 펭수면 뭐 어쩌라는 거지... 뭘 골라도 펭수... 싫으면 사서 자르라는 사람도 너무한다... (중략)

조사기간 펭수가 언급된 47만여건의 SNS 게시물을 분석해 긍부정 감성을 분석한 결과 긍정감성이 62.8%로 높게 나타났지만 부정감성도 9.7%의 비중을 차지했다. 긍부정 감성분석은 게시물에서 감성어를 추출해 긍정어·부정어의 언급빈도를 지수화한 지표다.

누리꾼들이 키워드 ‘펭수’와 함께 가장 자주 사용한 긍정감성어는 주로 캐릭터에 대한 평가들로 ▲‘웃기다’, ▲‘좋다’, ▲‘귀엽다’, ▲‘좋아하다’, ▲‘즐기다’, ▲‘대박’, ▲‘원하다’, ▲‘개척하다’, ▲‘대세’ 등이 떠오르며 긍정감성 지수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자주 사용한 부정감성어로는 위의 논란이 반영되며 ▲‘무례하다’, ▲‘빡치다’, ▲‘마음에들지않다’, ▲‘호불호갈리다’, ▲‘싫다’, ▲‘믿지못하다’, ▲‘징그러운’, ▲‘저급하다’ 등이 떠올랐다.

차트='펭수' SNS 감성어 분석
차트='펭수' SNS 감성어 분석

 

※ 마이닝 솔루션 : 펄스케이, 워드미터, 채시보(采詩報)
※ 조사 기간 : 2019.9.1 ~ 11.30
※ 수집 버즈 : 475,111건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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