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주택' 인식 살펴보니... 매력은 있어 뵈는데 결론은 아파트

[데이터K] 우리 국민들 '협소주택'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 소셜 빅데이터 분석
버즈량 보면 관심은 적지 않은 수준인 듯하나...
서구식 레저용 'tiny house'와 일상생활용 협소주택 구분 못해
"환금성 없다" "최고의 인테리어는 넓은 것" 등 경제성ㆍ공간성 면에서 혹평 다수
일부 "예쁘다"는 평가 있으나, 아파트 대체재로 주목받기엔 시기상조
2019-10-11 18:06:03

협소주택은 간단히 말해 단면적이 작은 단독주택이다. 서울 등 대도시 집값이 갈수록 치솟고 임차료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도심에서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 젊은 세대에겐 가격 면에서 접근할 만한 주거형태로 알려져 있다. 층간소음과 각종 생활규제 등 집합주택 거주에 따른 불편함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데다 개인맞춤형 주문제작까지 가능하니 더욱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협소주택은 싸고 독립적이며 개성 있는 ‘내 집’인 셈이다.

빅터뉴스가 소셜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협소주택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식을 살핀 결과, 협소주택에 대한 관심은 낮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관련 버즈를 추적해보면 관심을 넘어 실제로 건축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 행동까지 보이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또 협소주택이 기존 단독주택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인식은 보이지 않았다. 다수 네티즌들은 협소주택이 아직까지는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주거지로 충분하다고 여기지 않는 듯했다.

그림 1. '협소주택' 일별 버즈량 추이. 분석도구=펄스케이. 상세조건=검색어 '협소주택' / 리트윗 제외
그림 1. '협소주택' 일별 버즈량 추이. 분석기간=2018년 10월 11일~2019년 10월 11일. 분석도구=펄스케이. 상세조건=검색어 '협소주택' / 리트윗 제외

그림 1은 최근 1년간 키워드 '협소주택'이 포함된 게시물의 일별 발생량(버즈량)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협소주택' 버즈는 소셜미디어 중 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발생했다. 1년간 발생한 총 버즈량은 2400여 건으로 단일 키워드 발생량치고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특정 날짜나 특정 기간에 치우치지 않고 연중 꾸준히 발생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네티즌들이 협소주택에 대해 보이는 관심 정도가 그만큼 적지 않단 얘기다.

다만 이러한 관심이 실제로 땅을 알아본다거나 기존 협소주택 건물을 매입하는 등 행동으로까지 이어진 경우는 찾지 못했다. 또 협소주택에 대해 "살아보고 싶다" 수준의 적극적 관심이 드러난 것도 넷플릭스 리얼리피 프로그램 'tiny house nation'(도전! 협소주택)을 본 뒤 시청소감으로 표출된 것들이었다. 짚어야 할 것은 이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tiny house'는 우리말로 곧잘 '협소주택'으로 번역되나 일상생활을 누려야 하는 우리나라의 협소주택과는 개념이 다르다는 점이다. 방송내용을 보면 'tiny house'는 복잡한 도심이 아니라 한적한 교외에 집 짓기를 의미하기도 하며 심지어 바퀴 달린 집도 있다. 레저용 집인 셈이다.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에 있어야 하는 우리나라의 협소주택과는 궤가 달라 이 프로그램의 시청소감이 호평이라고 해서 협소주택 수요가 더 높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단 얘기다.

또 '협소주택' 버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버즈를 추적해보면 거의 대부분이 '#협소주택'이란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물이었다.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등을 홍보하는 네티즌이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해 해당 게시물 노출빈도를 높이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것은 일반인들이 협소주택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데이터라고 볼 수는 있으나, 협소주택에 대한 직접적 관심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 실거주 매력은 분명하나... 아파트 대체재로선 아직 부족한듯

한편 MBC '구해줘 홈즈' 한 방영분에서 협소주택을 추천한 것에 대한 일부 네티즌의 반응은 협소주택에 대한 인식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한 커뮤니티에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린 글이 올라왔다. "환금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빌라에 협소주택을 추천하니 '호갱' 모집하는 건가. 절대로 사지 말아야 집들을 추천해주는 이상한 프로"라고 했다. 주로 재산증식이 어렵다는 경제적 이유에서 협소주택을 혹평하는 글이었다. 이 글에 대해 다른 회원은 '실거주 목적이면 괜찮다'는 취지의 반론을 제기했지만 곧바로 "그러다가 집을 팔아야 할 일이 생기면 낭패를 볼 것"이란 재반박이 올라오기도 했다.

최근 우리 언론에서는 협소주택이 최신 트렌드라는 점에 주목해 보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에도 1인 가구 증가와 미니멀리즘 추세와 맞물려 협소주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라며 현황과 장점을 해설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댓글은 부정적 반응이 다수였다. "최고의 인테리어는 넓은 것", "전망이라도 좋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너무 답답할 듯", "좁은 집이 좋다면 개인의 취향일 뿐, 이런 것을 새로운 트렌드라고 띄워주는 건 잘못" 등의 댓글에서 보듯, 네티즌들은 협소주택이 '좁다'는 단점을 가진 것에 대해서도 크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그냥 예쁜 집"이라며 주택의 내외부 디자인에 대해선 호평하면서도 거주 편의성에 대해선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트위터리언은 "끊임없이 계단을 올라가는 도중 당신의 미니멀리즘은 사망하고 말 것"이라는 재치 섞인 트윗을 올렸는데, 역시 좁은 단면적을 큰 단점으로 꼽고 있었다. 단독주택의 불편함 중 하나로 지적되는 관리의 어려움 역시 협소주택이 극복하지 못한 요소였다. 또 한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어렸을 때 살던 집이 아버지가 직접 지은 작은 단독주택 즉 협소주택이었다며 "단독주택 살고 싶어 알아봤는데 대도시 땅값이 너무 비싸 부자만 살 수 있는 것 같다"란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결국 돈이 문제. 결론은 아파트"라며 비용 대비 편익 면에서 아파트가 가장 접근하기 쉬운 주거형태란 현실을 강조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상의 분석은 온라인 미디어 심화분석 서비스 펄스케이를 활용했고 펄스케이가 수집한 버즈를 분석 대상으로 했다.

'협소주택'은 사진과 같이 전원생활과 레저 활동을 즐기기 위한 작은 집이라는 의미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작은 단독주택 형태의 하나로 아파트 등 기존 주거형태를 대체하는 새로운 트렌드라는 의미로 쓰인다. 사진=픽사베이
'협소주택'은 사진과 같이 전원생활과 레저 활동을 즐기기 위한 작은 집이라는 의미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작은 단독주택 형태의 하나로 아파트 등 기존 주거형태를 대체하는 새로운 트렌드라는 의미로 쓰인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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