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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갑질 결산, 한진일가와 한국당에 누리꾼 언급 집중
상반기 갑질 결산, 한진일가와 한국당에 누리꾼 언급 집중
  • 송원근 기자
  • 승인 2019.07.0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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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K] 갑질 연관어 순위는 회사-기업-정부-회장-직장-공무원
특정인ㆍ특정 단체로는 한진 일가와 자유한국당이 상위에 올라
휘발성ㆍ폐쇄성 강한 트위터 중심으로 갑질 버즈 확산...
한진과 한국당, 갑질 프레임에서 벗어날 대책 세워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빅터뉴스가 2019년 상반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발생한 '갑질' 버즈를 분석한 결과, 우리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갑질 관련자는 ▲ 회사 ▲ 기업 ▲ 정부 ▲ 회장 ▲ 직장 ▲ 공무원 순이었다. 여기서 '관련자'란 행위를 한 주체와 행위를 당한 객체 그리고 행위가 일어난 장소까지 모두 포괄한 것이다. 또 관련자 중 특정 인물 또는 단체로는 ▲ 조양호 ▲ 대한항공 ▲ 자유한국당이 30위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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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1. 올 상반기 '갑질' 연관어 상위 30개. 개별 관련자로 '조양호' '대한항공' '자유한국당' 등이 보인다. 분석기간=2019년 1월 1일~6월 30일. 분석도구=펄스케이. 상세조건=검색어 '갑질' / 제외어 '강도원' / 리트윗 횟수는 언급량서 제외

분석 대상은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트위터, 인터넷 카페, 커뮤니티, 인터넷 뉴스, 인스타그램 등에서 '갑질'이 언급된 게시물이었다. 이들 게시물에서 키워드 연관어 분석을 통해 '갑질'과 동시에 자주 언급된 단어를 추출하고 '논란' '요구' '사건' 등 갑질에 일반적으로 부수되는 단어를 직관에 따라 걸러낸 뒤 관련자로 볼 수 있는 키워드만을 따로 뽑은 것이다. 각 채널별 상위 30개 키워드는 표1을 참조하면 된다.

올 상반기 중 '갑질' 언급량은 총 3만6116건이 발생했는데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주는 4월 둘째주로, 이때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운구가 미국에서 국내로 이동해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고인의 장례식이 진행되던 시기였다. 연관어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은 모두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논란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 조회장이 타계한 4월에도 '갑질'이란 수식어가 그림자처럼 고 조회장과 한진그룹 일가를 따라다녔다. 장례식 기간에도 '갑질 조양호 일가' '갑질 대한항공 오너' 버즈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 올 상반기 주별 '갑질' 버즈량 추이. 주별로는 4월 둘째주에 '갑질' 버즈량이 가장 많았다. 이 주는 4월 8일 타계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식이 있었던 시기다. 분석기간=2019년 1월 1일~6월 30일. 분석도구=펄스케이. 상세조건=검색어 '갑질' / 제외어 '강도원' / 리트윗 횟수는 언급량서 제외
▲ 그림1. 올 상반기 주별 '갑질' 버즈량 추이. 주별로는 4월 둘째주에 '갑질' 버즈량이 가장 많았다. 이 주는 4월 8일 타계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식이 있었던 시기다. 분석기간=2019년 1월 1일~6월 30일. 분석도구=펄스케이. 상세조건=검색어 '갑질' / 제외어 '강도원' / 리트윗 횟수는 언급량서 제외

지난달 30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나는 대형 이슈가 있었던 날이었으나, 이날 네이버 기사 중 조회수가 가장 많았던 기사는 한진일가 경비업체 관련 기사였다. 이 기사는 해당 경비업체가 한진 사택에서 경비 외의 업무를 했다는 이유로 허가 취소처분을 받았다가 법원에 의해 구제됐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는 하루 동안 45만회가 넘게 조회됐다. 한진 일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어느 정도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한진 일가에 대한 이런 관심이 이른바 '땅콩회항', '물컵 폭행' 등 갑질 논란에 대한 국민적 공분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진 일가가 거론될 때마다 '갑질'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다행히 지난 4월 24일 새로 선임된 조원태 신임회장 만큼은 갑질 논란에서 비껴가 있어 조 신임회장이 그룹과 총수일가의 이미지에서 '갑질'을 떼어내야 하는 책무가 있다는 것도 한진 측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

개별 관련자 키워드인 '자유한국당'이 30위권 안에 든 것은 한국당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표1에서 보듯 SNS 매체 중 오직 트위터에서만 키워드 '자유한국당'이 상위권에 올랐는데, 트위터는 이슈를 빠르게 전파하는 휘발성이 강한 커뮤니케이션 매체이면서 카페와 커뮤니티보다는 폐쇄성이 강한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다시 말해 한국당을 반대하는 네티즌들이 한국당에게 불리한 이슈가 발생하면 트위터를 통해 즉시 갑질 프레임을 씌우는데, 같은 정치적 지향을 가진 트위터 친구들끼리 ‘한국당 갑질’ 트윗을 주고받으며 서로 감정적인 연대를 굳게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당으로서는 우리 사회 통념상 ‘강한 자의 부당한 폭력’이라는 의미를 가진 갑질이 자당과 연관이 깊다는 것을 크게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공간에서 '갑질'이 어떻게 확산ㆍ전파되는지는 각 매체별 버즈량 점유율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지난 상반기 중 ‘갑질’ 버즈는 트위터 63.24%, 뉴스 22.4%, 커뮤니티 8.1%, 인스타그램 3.97%, 카페 2.25% 순이었다. 뉴스를 제외하면 인터넷에선 키워드 '갑질'이 오가는 주요 통로가 바로 트위터라는 뜻이다. 이것은 리트윗 횟수를 제외한 것으로, 만일 리트윗을 버즈 발생으로 간주하면 트위터의 '갑질' 점유율은 93.7%까지 늘어난다. 리트윗 포함 여부에 따라 점유율이 30%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리트윗 양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며, 갑질 이슈를 자발적으로 퍼나르는 트위터리언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트위터는 '트위터 친구(트친)'끼리 커뮤니케이션 하며 트친이 아닌 외부인은 이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트친 간에 생성된 내부 결속력은 쉽게 깨뜨릴 수 없어, 트윗에서 한번 갑질로 찍힌 사안이 확산되면 적어도 해당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한 네티즌들의 의식에서 갑질을 제거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한편, 그림1을 보면 뉴스 발생량과 트위터 버즈량은 일부 구간에서는 동조를 보이나 그렇지 않은 구간도 많다. 이것은 갑질 뉴스가 트위터를 통해 재확산되기도 하지만, 그와는 별도로 트위터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지는 갑질 이슈가 있다는 뜻이다. 표1에서 키워드 '케이툰'과 'KT'는 뉴스에서 다룬 이슈에 의존하지 않고 트위터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버즈를 만들어낸 경우에 해당한다. 두 키워드는 KT가 운영하는 웹툰플랫폼 '케이툰'에 작품을 연재하다 중단 통보를 받은 10여명의 웹툰작가들이 KT에 '작품 전송권 반환'을 촉구하는 것과 관계돼 있다. 뉴스에서 크게 다루지 않은 이 사안이 트위터에서 갑질 연관도 상위에 올랐다는 점은 그만큼 트위터에 이슈가 오르면 확산되는 속도와 규모가 대단히 크다는 뜻이다. 올 상반기 갑질 주역으로 꼽힌 한진일가와 한국당의 갑질 버즈가 주로 트위터에서 일어나 빠르게 넓게 확산됐다는 것, 한진과 한국당은 이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유사 사안 발생 시 갑질이라는 불리한 버즈가 쉽게 재발할 수 있어서다.

이상의 분석은 온라인 미디어 심화분석 서비스 '펄스케이'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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