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쿠팡’ 저격 마케팅... 인스타그램에서 읽히는 위기감

[데이터N] 업계 이례적인 실명 거론 비교 마케팅
인스타그램 언급량, 쿠팡 상승 위메프 하락
2019-05-31 11:46:17
사진=패션반값 이벤트 이미지
사진=패션반값 이벤트 이미지

유통업계 초저가 마케팅이 심화되면서 위메프가 쿠팡의 실명을 노출해 비교하는 저격 마케팅 전략을 내놓았다. 

위메프는 이달 20일 '패션반값' 마케팅을 진행하며 이벤트 이미지 하단에 "쿠팡보다 비싸면 차액의 200%보상"이란 문구를 삽입했다. 대놓고 쿠팡을 저격한 것.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를 만큼 크게 이슈가 됐지만 일부 누리꾼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명을 노출해 비교하는 마케팅은 업계에선 이례적이다. 올해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초저가 경쟁을 하며 '타사대비 비싸면 보상하겠다'는 캐치프레이로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대형마트 E사, 온라인 C사'등 이니셜처리 했을 뿐 직접적인 실명을 노출하진 않았다. 어느 기업을 저격했는지 알아볼 수 있지만 이니셜처리로 최소한의 상도덕은 지켰다는 것이 당시 업계의 평가였다.

위메프는 한발 더 나아가 이달 29일엔 '위메프 패션왕'이벤트를 진행하며 기존 쿠팡의 가격만 언급한 것에서 자사제품과 쿠팡제품을 나란히 세워 직접적으로 비교했다. 여기 더해 이달 1일부터 2020년 4월까지 기획된 '늘필요특가'에서도 '쿠팡보다 비싸면 차액 200% 보상', '전 상품 무조건 무료배송', '특가클럽회원 2% 상시적립'을 '쿠팡 비교불가! 3가지 혜택'으로 내세우고 있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으로 쿠팡과 직접적인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메세지로 받아들여진다.

업계는 위메프의 이러한 저격 마케팅 배경에는 수년째 이어진 적자경영을 이유로 들고 있다.

위메프 매출은 올해 첫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5년 2165억원 ▲2016년 3690억원 ▲2017년 4730억원 으로 매년 성장을 이어오다가 2018년 4294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 -1424억원 ▲2016년 -636억원 ▲2017년 -417억원 ▲2018년 -390억원으로 매년 적자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흑자전환은 요원하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이 2조원 수혈을 받고 대대적으로 사업확장을 시작하자 상대적으로 커진 위기감으로 저격마케팅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인스타그램 게시물수 비교... 위메프 ↓ 쿠팡 ↑

위메프가 잡음이 일 수 있는 무리한 마케팅을 진행하게 된 배경을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서도 해석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채널 특성상 소비트렌드가 잘 반영돼있는 특징이 있는데, 최근 3년 인스타그램에서 위메프와 쿠팡이 언급된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쿠팡의 언급량이 위메프 언급량의 두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6개월 양사의 언급량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인스타그램에서 위메프가 언급된 게시물은 10만6633건 수집됐고, 쿠팡이 언급된 게시물은 19만6116건 수집되며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쿠팡 게시물 수는 꾸준히 위메프 게시물 수를 앞서고 있었다.

3년간 양사에 대한 게시물 수를 점유율로 환산하면 쿠팡이 평균 64.3%, 위메프가 평균 35.7%로 집계됐다. 2017년 3월과 7월에 위메프의 점유율이 각각 45.3%, 42.3%까지 넓히며 격차를 좁힌 바 있으나, 최근 6개월간 위메프 게시물 점유율은 평균 31.3%로 뚝 떨어졌다.

차트=쿠팡vs.위메프 인스타그램 게시물수 추이 비교
차트=쿠팡vs.위메프 인스타그램 게시물수 추이 비교

특히 위메프 게시물 수 추이는 2018년 11월에 정점을 찍은 후 하락추세로 꺾인 반면, 쿠팡 게시물 수는 2019년 1월 가장 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높은 발생량을 유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위메프 언급량이 하락세로 전환되기 직전인 2018년 11월 경쟁사인 쿠팡으로부터 소프트뱅크 손정의 대표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스타그램 트렌드만 본다면 2019년 1월부터 위메프는 위기감이 한층 고조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다.


◇ 누리꾼들 “쿠팡 ‘빠르다’, 위메프 ‘저렴하다’”

한편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문장과 키워드를 통해 누리꾼들의 긍부정 인식을 분석한 결과, 쿠팡에 대한 부정 감성어 비율이 위메프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나왔다.

최근 1년간(2018.6월~2019.5월) 위메프에 대한 긍정 감성어 비율은 67.9%, 부정 감성어 비율은 6.7%로 집계됐고, 쿠팡은 긍정 감성어 59.5%, 부정감성어 12.1%로 집계되며 쿠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다소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의 경우 여혐논란에 휘말리며 일부 여성 누리꾼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전개돼 부정 감성어 비중을 끌어올렸다. 쿠팡에서 몰카를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일부 여성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됐고, 이러한 내용이 SNS에서 확산돼 부정적인 버즈가 증가한 것이다.

차트=양사 긍부정 감성어 비교
차트=양사 긍부정 감성어 비교

누리꾼들은 쿠팡에 대해 ‘빠르다’고 인식하고 있고, 위메프에 대해서는 ‘저렴하다’라고 대표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에 대한 긍정 감성어로 ▲좋은, ▲가능하다, ▲감사하다, ▲빠른 등이 가장 많이 언급됐는데, 이중 쿠팡 고유 속성어인 ‘빠른’이 상위에 올랐다. 반면 위메프에 대한 긍정 감성어로 ▲안전, ▲좋은, ▲가능하다, ▲ 저렴한 등이 높은 연관성을 보였는데, 역시 위메프의 고유 속성어로는 ‘저렴한’이 가장 상위에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차트=양사 긍부정 감성어 비교
차트=양사 긍부정 감성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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