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전자' 된 삼성전자, 더 떨어지나

호실적에도 세계경제 환경 악화하면서 주가 곤두박질
떨어질 때마다 삼성전자 쓸어담았던 동학개미들 울상
2022-06-17 12:57:28

삼성전자가 '5만전자'로 추락했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에 증시가 휘청이면서 삼성전자도 동반하락했다.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담았던 ‘동학개미’들의 손실도 눈덩이가 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 목표가를 내려잡는 증권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추가하락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17일 오후 1시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300원(-2.13%) 내린 5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고점 9만6800원 대비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2.46% 밀린 5만9400원까지 내려가 지난 2020년 11월 5일(장중 저가 5만8800원) 이후 장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6만원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0년 11월 10일(5만9500원)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시가총액은  올 초 469조원대에서 355조원대로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 행진도 글로벌 경제 환경 악화에는 별 수 없었던 셈이다.

삼성전자 월봉 로그 차트

전날 급락한 미 뉴욕증시에서도 AMD(-8.12%), 퀄컴(-7.79%), 마이크론(-6.95%), 엔비디아(-5.60%) 등 반도체 대형주들의 낙폭이 컸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종가가 3만선을 밑돌았다.

'동학개미'도 울상이다. 삼성전자는 연초 이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순매수 규모는 14조원을 웃돌았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지분을 1% 미만 보유 중인 소액주주는 506만6351명에 달한다. 2017년 말 14만명대에 불과했던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이듬해인 2018년 말에는 76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9월 말 처음으로 500만명을 웃돌았다. 그만큼 개미들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조5707억원과 6조7304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 기관 투자자는 주로 패시브펀드(특정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을 담아 지수 상승률 만큼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를 통해 투자한다. 자금 철수 과정에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매도세가 쏠렸다는 이야기다. 국내 기관 중에서는 연기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총 2조6000억원 가량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둔화로 인한 IT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D램 가격은 이미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지난달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5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35달러로 전월 대비 1.76% 내렸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내려잡는 증권사도 늘어나고 있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거시 요인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목표주가도 종전 8만8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삼성전자는 상당히 의욕적이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인플레이션은 더욱 높아졌고 연준 자이언트 스텝도 28년 만에 현실이 됐다"며 "출하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 부품 가격 및 달러 강세로 실적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점점 높아지는 금리는 결국 누적돼 올해 하반기 후반부터 세계 경제에 더욱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까지는 주로 소비자 수요 둔화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60조1000억원)를 종전보다 3.1%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를 8만7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내렸다. 

하지만 중장기 투자 관점에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는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현재의 삼성전자 주가는 매력적인 구간에 돌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아울러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 대형 M&A 추진 등의 변수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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