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카카오 ‘상장파티’ 후유증

카카오 막대한 자본금 확보했지만 개미는 주가 급락에 손실 눈덩이
2022-05-17 14:12:34
카카오가 다수의 자회사를 상장 시킨 이후 증시 상승세가 꺾이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3일 상장한 카카오페이 주가가 모니터에 표시돼 있는 모습. 당시 카카오페이는 공모가보다 2배 이상으로 상승한 가격에 마감했다.

카카오 ‘상장파티’의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가 '쪼개기 상장' 논란에도 국내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쉼없이 자회사를 상장시킨 가운데 유동성으로 날아오른 증시 상승세가 꺾이면서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줄상장에 대해 제기됐던 '증시 활기가 꺼지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던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자회사 추가 상장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는 흥행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7일 종가 기준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넵튠 등 카카오그룹주 시가총액은 72조6538억원으로 올해 초 110조5374억원 대비 35% 가량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지주사 격인 카카오는 올초 11만원대에서 현재 8만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역사적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6월 기록했던 17만원대로 비교하면 반토막 보다 더 떨어졌다. 

연달아 상장 축포를 쐈던 자회사 주가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공모가를 위협하거나 이탈한 상태다. 한때 국내 시중은행 시총을 넘어섰던 카카오뱅크는 올 초 5만9000원대에서 현재 4만원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 당일 고가 6만8700원대로 보면 역시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해 말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현재 8만8000원대로 상장 고점 22만9500원 대비 무려 3분의1토막이 났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공모가는 각각 3만9000원과 9만원이다. 상장 이후 투자자뿐만 아니라 공모투자자들 역시 속이 쓰리기는 마찬가지인 셈이다. 가장 먼저 상장 축포를 쐈던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고점 11만6000원에서 현재 5만6000원대로 뚝 떨어졌다.

카카오의 '세포분열식' 자회사 상장파티의 결과다. 당시 증시 활황을 맞아 상장을 통한 자금줄 확보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단기간에 카카오처럼 대대적으로 자회사를 상장한 사례는 찾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증시가 상승세가 꺾일 경우 투자자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경고음도 지속됐다. 하지만 카카오는 지속해서 자회사를 상장시켰고 현재 손실 투자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상장 한 달도 안돼 900억원어치의 지분을 대량으로 팔아치우고 이내 주가가 폭락하는 사건도 있었다. 모럴헤저드의 극치라는 비판여론이 들끓었다.

문제는 카카오 개미들의 눈물이 언제 그칠 지 모를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의 긴축정책 가속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전문가들은 상당기간 증시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잇단 금리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은 더욱 심화되면서 향후 미국 연준이 한번에 금리를 0.75% 이상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서 금융시장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초점이 인플레이션에 맞춰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각국의 긴축 강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는 금리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이 강해진다면 금융시장이 받는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카카오는 향후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게임 오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의 상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복상장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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