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빨라지는데 인플레이션은 더욱 심화
긴축 빨라지는데 인플레이션은 더욱 심화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2.05.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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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에 곡물, 원자재 대국 수출금지 조치까지
고강도 긴축에도 인플레이션은 못잡고 경기타격만 커질 수도
각종 원자재에 이어 밀, 식용유 등 국제 곡물 수출 중단에 나선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인플레이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의 라면 코너 모습.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시계가 빨라지고 있지만 주요 원자재와 곡물 수출국가에서 수출금지 조치가 잇따르면서 사실상 인플레이션은 못잡고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타격만 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화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물가부담을 줄이면서도 경제 성장은 지속하는 세밀한 관리와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14일 전후로 밀 수출을 전격 금지하고, 중앙 정부의 허가 물량만 수출하기로 했다. 인도는 세계 2위 밀 생산국이다. 이미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밀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국제 밀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상당한 가격 인상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3월 기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밀 t당 가격은 407달러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뛰었다. 

애초 인도는 지난달 140만t의 밀을 수출, 작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수출량을 늘린 데다 폭염에 따른 흉작 우려에도 올해 생산량이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지만 돌연 '식량 안보'를 이유로 입장을 바꾸면서 파급 효과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도에 앞서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중단했으며, 이집트는 3개월간 밀과 밀가루, 콩 등 주요 곡물의 수출을 중단했다. 터키와 아르헨티나, 세르비아 등도 이미 수출을 금지했거나 통제를 검토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대두유와 콩가루에 붙는 수출세를 연말까지 33%로 2%포인트 인상해 수출 장벽을 높였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곡물, 원자재 등 자원을 가진 국가들이 '식량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각국의 물가부담을 높이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8% 올라 2008년 10월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ING은행은 지난 10일 한국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5%대에 진입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미 각국이 유동성을 회수하는 긴축정책에 돌입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우 이달 금리를 한번에 0.5% 올리는 '빅스텝'에 나섰다.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타격에 대한 우려에도 현재의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동성 외의 요인으로 물가가 더욱 튀어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통화정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일(현지시간) "경기침체를 야기하지 않으면서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는 이른바 '연착륙'이 달성하기가 꽤 어려운" 일이라며 "현재의 물가 상승세를 잡으려면 약간의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향후 연준이 한번에 금리를 0.75% 이상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물가상승이 수출 금지 등에서 불거진 문제라는 점에서 그 실효성에 반문하는 전문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인플레이션 해결에 초점에 맞추고 금리인상에 더욱 가속폐달을 밟을 경우 경기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따라 정부가 보다 유연한 정책으로 대응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증시의 한 전문가들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어느 한쪾에 치우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경제 타격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물가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짜내는데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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