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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상장] ㊤ 왜 ‘기업대물림용 쪼개기 상장’ 의심 받나
[CJ올리브영 상장] ㊤ 왜 ‘기업대물림용 쪼개기 상장’ 의심 받나
  • 김두윤 기자
  • 승인 2022.05.1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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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시스템즈-올리브영 합치고 쪼개면서 이선호‧경후 CJ 지분 생기고 막대한 자금줄 확보
올리브영 상장땐 ‘돈방석’…프리IPO로 이미 1000억원대 자금 만들고 배당금도 두둑 
비상장사 내부거래로 키우고 상장 시켜 승계재원 확보 재벌가 편법승계 방정식 연상케 해
올리브영 "인적분할로 쪼개기 상장아냐"…윤석열 대통령 "분할 상장 제한" 공약지킬 지 관심
CJ올리브영이 올해 상장을 예고하면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자녀들의 기업대물림을 위한 쪼개기 상장 아니냐는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은 11일 오전 종로구의 한 올리브영 플래그십 매장 전경.<br>
CJ올리브영이 올해 상장을 예고하면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자녀들의 기업대물림을 위한 쪼개기 상장 아니냐는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은 11일 오전 종로구의 한 올리브영 플래그십 매장 전경.

CJ올리브영이 상장을 예고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국내 H&B(헬스앤뷰티)업계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사실상 라이벌을 찾기 힘들 정도로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한 상황에서 향후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경우 시장 쏠림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더욱이 CJ올리브영 상장이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녀의 승계 재원을 위한 '쪼개기 상장' 아니냐는 의심까지 잇따르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선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는 사례를 찾아 보기 힘들다. 모 회사 주주들의 이익 훼손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지배주주인 오너일가에게 유리한 상장을 하면서 일반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식의 ‘쪼개기 상장’을 법으로 원천 봉쇄해야한다는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관련 규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상장 예비 심사 신청 시기를 내부적으로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은 다 끝났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기업가치 평가에 가장 중요한 실적도 사상 최대다. CJ올리브영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1192억원, 영업이익 137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3%, 38%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시장이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도 CJ올리브영의 실적은 더욱 좋아진 것이다. 지난해 점포수는 1265개로 국내 H&B 시장점유율은 85%에 달한다.

문제는 이번 상장이 이 회장의 자녀인 이선호, 이경후 등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쪼개기 상장’이라는 의구심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대기업들의 '쪼개기 상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과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이는 흥행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왜 CJ올리브영은 이같은 의심을 받는 것일까. 이 같은 물음표는 과거 CJ올리브영이 CJ시스템즈와 합치고 쪼개지고 다시 CJ올리브영이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비롯됐다. 

CJ그룹은 1995년 제일CnC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1999년 CJ드림소프트를 거쳐 2002년 CJ시스템즈로 사명이 변경됐다. 2012년 기준 CJ시스템즈의 최대주주는 CJ㈜ 66.32%, 이 회장 31.88%로 사실상 이 회장의 개인회사였다. 이 회사는 CJ그룹의 SI업무를 도맡아오면서 성장가도를 달렸으며, 2014년 12월 2일 올리브영과 합병해 CJ올리브네트웍스로 다시 태어났다.

2014년 12월 2일 CJ시스템즈와 올리브영이 합병돼 CJ올리브네트웍스가 됐다. 합병이후 이재현 CJ그릅 회장과 아들 이선호 경영리더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사진은 합병전 CJ올리브영 지분구도와 합병후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구도. 출처 : 금감원 전자공시 감사보고서 캡쳐<br>
이재현 CJ그릅 회장은 지난 2014년 12월1일 아들 선호씨에게 CJ시스템즈 지분 15.91%를 증여했다. 하루 뒤인 2일 CJ시스템즈와 올리브영이 합병하면서 이씨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사진은 합병전 CJ올리브영 지분구도와 합병후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구도.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감사보고서 캡쳐

이 회장의 자녀는 톡톡한 합병 효과를 누렸다. 이 회장은 올리브영과의 합병 바로 하루전인 2014년 12월 1일 CJ시스템즈 지분 15.91%를 아들인 선호씨에게 증여했고, 선호씨는 합병법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요주주가 됐다. 주목할 부분은 그전까지 올리브영 지분을 CJ㈜가 100% 보유중이었다는 점이다. 합병을 거치면서 CJ㈜의 올리브영 지배력이 오너일가로 분배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이 회장이 잔여 지분 증여로 딸인 이경후씨도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사건은 2019년에 일어났다. CJ그룹은 2019년 CJ올리브네트웍스의 사업을 분할해 H&B 부문인 올리브영을 인적분할하고 IT부문인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편입 대가로 주주들은 CJ㈜ 주식을 교환받았다. 

그 결과 이 회장의 자녀는 CJ올리브영 지분은 물론 지주사 CJ㈜ 지분까지 얻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게 됐다. 부친의 개인회사 지분 증여로 신설법인은 물론 지주사 지분까지 넝쿨째 굴러떨어지면서 그야말로 대박이 난 셈이다. 기업대물림을 위해 CJ㈜ 지분율을 늘려야하는 이 회장 자녀에게 CJ올리브네트웍스가 가뭄에 단비가 된 셈이다.

더욱이 화룡점정은 CJ올리브영이 찍을 전망이다. 

CJ올리브영은 이미 이 회장의 두 자녀에게 든든한 캐시카우가 되고 있다. 실제로 이선호씨와 이경후씨는 작년 프리IPO를 통해 각각 6.88%, 2.65%를 처분해 1018억원과 392억원의 거액을 손에 쥐었다. 이들은 이 돈으로 CJ신형우선주(CJ4우)를 지속 매수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늘려가고 있다. CJ4우는 2029년 의결권을 갖는 보통주로 전환된다. 배당수익도 쏠쏠하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301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으며, 이를통해 두 사람은 각각 33억과 13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향후 CJ올리브영이 상장이 되면 그 효과는 배가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선호씨의 CJ올리브영 지분율은 11.04%, 이경후씨의 지분율은 4.21%다. 공모가에 따라 수천억원의 현금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선 상장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2조~4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와 CJ올리브영이 이들에게 탄탄한 재원 역할을 한 셈이지만 이는 일련의 과정이 결국 '승계 재원용'이라는 의구심도 야기했다. 앞서 기업분할 당시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오너일가의 회사인 비상장사를 일감몰아주기로 키워 상장을 통해 그룹 지배력 확대의 화수분으로 삼는 전형적인 재벌가의 승계방식과 비슷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CJ올리브영은 '승계 재원용' 쪼개기 상장이라는 의혹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회사가 물적분할이 아니라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할됐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쪼개기 상장'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중복상장 이슈 이전에 근본적으로 CJ올리브영의 합병과 기업분할 과정이 오너일가에 유리하게 진행됐는지를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했는지 여부를 관련당국이 면밀히 들여다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근본적으로 중복상장이라는 점에서 모회사의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막강한 경영권을 누리는 오너일가가 일감몰아주기로 키운 비상장사를 상장시켜 일반 주주들이 투자한 자금으로 '돈방석'에 오르고, 다시 이를 바탕으로 그룹 지배력을 확대하는 재벌가의 '편법 승계방정식'을 더이상 우리 사회가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분할 자회사 상장을 제한하겠다”며 “신사업을 분할해 별도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정비하겠다”고 공약한 약속이 지켜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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