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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의 커피노트> ③ 4월의 농익은 딸기가 떠오르는 에티오피아 하루 내추럴
<신진호의 커피노트> ③ 4월의 농익은 딸기가 떠오르는 에티오피아 하루 내추럴
  • 신진호 기자
  • 승인 2022.04.1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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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컷으로 가공법 판단…실버스킨 있으면 워시드, 없으면 내추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에서 해제된 지 3주가 넘었지만 극도의 피로감과 무력감, 인후통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미각과 후각도 평소의 70~80%밖에 복구가 안 돼 평양냉면을 먹어도 육수의 깊은 맛보다는 물과 육수가 따로 노는 듯한 맛을 느낄 뿐이다. 그래도 커피를 너무 좋아하기에, 3가지 커피를 가지고 지난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테이스팅을 진행했다.

1번 커피는 아로마(Aroma)의 복합미가 뛰어났다. 커피 봉지를 열었을 때 꽃향(Floral)과 곡물 볶을 때 나는 토스트(Toasted), 그리고 정향(Clove)를 위시한 향신료(Spices) 아로마가 강하게 퍼졌다. 커피를 분쇄하고 물을 부었을 때는 Spices가 약해지면서 꽃향과 과일향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면서 향미(Flavor)가 좋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11일 첫 번째 테이스팅을 하면서 쓴맛(Bitterness)이 날카롭게 느껴졌다. ‘이럴 리 없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안에서는 여전히 쓴맛이 단맛(Sweetness)과 신맛(Acidity)을 방해했다.

로스팅한 커피는 센터컷(Center Cut)을 보면 가공방법(Process)을 알 수 있다. 센터컷에 실버스킨이 남아 있으면 워시드, 없으면 내추럴로 가공한 것이다. 첫번째 커피는 에티오피아 하루(Haru) 에어룸(Heirloom) 내추럴(Natural), 두번째는 코스타리카 따라주(Tarrazu) 카투라(Caturra) 워시드(Washed), 세번째는 탄자니아 음베아 버번 피베리(Peaberry) 워시드. 

이튿날인 12일 2차 테이스팅에 나섰다. 분쇄 전 아로마는 첫날과 비슷했고, 핸드드립으로 분쇄된 커피에 물을 부었을 때 Toasted, Nutty, Floral, Fruity가 어우러진 아로마가 피어올랐다. 특히 Floral과  Fruity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테이스팅할 때 역시 Floral과 Fruity에 더해 Toasted, Nutty가 어우러졌다. 벌이 꿀 따러 과수원에 가서 꽃밭에도 거대한 꿀단지가 있어 황홀해 하는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Floral과  Fruity가 뛰어나면서 향미(Flavor)가 좋았다. 커피를 마시고 난 뒤 입안에 단맛과 신맛이 조화롭게 꽉 차게 남을 정도로 여운(Aftertasting)도 좋았다. 커피를 마시면서 4월의 잘 읽은 딸기를 먹는 모습이 연상됐다.

테이스팅지에 다음과 같이 점수를 매겼다.  Aroma 7, Froral 6, Fruit 7, Sour 2, Nutty  7, Toast 7, Burnt 1, Earth 1, Acidity 6, Body 6, Flavor 7, Astringency 1, Redual 1, Soft Swallowing 7, Sweetness 6, Bitterness 1, Balance 7, Defect None.

총평(Overall)은 딸기(Strawberry)와 자스민(Jasmine), 초콜릿(Chocolate), 꿀(Honey), 아몬드(Almond)를 적고, 떠오르는 색깔은 꽃이 연상돼 핑크(Pink)로 기록했다.

2번 커피는 정제(Define)된 느낌이 강했다. 분쇄할 때나 물을 부었을 때 1번 커피처럼 Spices가 없고 곡물(Grain)을 볶을 때 나는 아로마가 강해 뻥튀기의 고소한 맛이 코에 확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로마와 Flavor 모두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지만 1번 커피처럼 복합미가 없었다. 테이스팅을 하면서 깊어 가는 가을, 찬바람이 불어올 때 마시는 따뜻한 커피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테이스팅지에는 Aroma와 Acidity, Flavor, Balance 모두 6점을 기록했다. Overall에는 Grain, Chocolate, 포도(Grape)를 적고 컬러는 오렌지(Orange)라고 썼다. 

3번도 1차와 2차 테이스팅에서 약간 차이가 났다. 1차 테이스팅에서는 신선하고 야채( Green/Vegetative)의 향미가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2차에서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핸드밀로 커피를 분쇄할 때 녹색(Green)의 산뜻한 Aroma를 느꼈지만 테이스팅 할 때는 Green이 사라지면서 Nutty와 Toasted, Citrus Fruit(신맛 과일)가 조화롭게 느껴졌다. Acidity와 Sweetness가 조화를 이루며 경쾌한 Fruity 느낌이 들면서 생명력이 넘치고 화창한 봄날, 마시는 경쾌하고 발랄한 커피가 떠올랐다. 

Aroma와 Acidity, Balance는 6점, Flavor는 7점을 부여했다. Overall은 Honey와 Lemon, Almond. Color는 Yellow.

테이스팅이 끝나고 3가지 커피 목록을 살펴봤다. 1번 커피는 에티오피아 하루(Haru) 고유종인 에어룸(Heirloom) 내추럴(Natural). 하루 에어룸은 사탕수수와 블랙베리를 넣은 버터사탕, 살구, 멜론, 귤의 향미를 느낄 수 있고, 주변이 환해지는 듯한 생기를 솟게 하는 과일의 산미를 느낀다. 

특히 이 커피는 가공방식이 내추럴이라 아로마와 플레이버가 좋고, 뒷맛이 달면서도 산미 덕분에 여운이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수확한지 3개월밖에 안된 뉴크롭(New Crops)이라 신선도도 뛰어났다.

2번 커피는 코스타리카 따라주(Tarrazu) 카투라(Caturra) 워시드(Washed). 버번(Bourbon)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나무 크기가 작아진(Dwaft) 카투라는 1915~1918년 브라질 동남부에 위치한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에서 발견돼 1937년부터 경작됐다. 전문가들이 평가한 카투라 워시드는 홍차와 파인애플, 자두, 흑설탕의 향미를 지녔다.

3번 커피는 수확한지 3개월이 안 된 탄자니아 음베아 버번 피베리(Peaberry) 워시드. 피베리는 유전적 결함이나 불완전한 수정 등으로 커피체리 안에 한 개의 씨앗이 들어 있어 동글동글하고, 2개 들어 있는 일반 커피콩보다 크기가 큰 것이 특징이다. 음베아 버번 피베리의 향미는 복숭아, 귤, 팝콘, 배로 대표된다. 

로스팅한 커피는 센터컷(Center Cut·중앙에 갈리지 부분)을 보면 가공방법(Process)을 알 수 있다. 센터컷에 실버스킨(Sliver Skin)이 남아 있으면 워시드, 없으면 내추럴로 가공한 것이다.

이번 테이스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집중과 차분함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테이스팅을 단 한 번에 끝내지 말고 두 번 이상 하는 것이 커피의 Aroma와 Flavor를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진호 커피비평가협회 테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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