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서 아파트 218채 사들여 ‘전세 사기’ 일당 재판 넘겨져

피해자 137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95억원 가로챈 혐의
장봉현 기자 2024-04-23 13:36:46
광주지법 순천지원 전경/사진=장봉현 기자

전남 순천에서 ‘갭투자’ 방식으로 대규모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형사 1부(부장검사 오미경)는 23일 사기 혐의로 공인중개사 A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임대업자 B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0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순천시 조례동의 아파트 218채를 사들여 피해자 137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9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별다른 자본금이 없이 사채와 전세보증금 등으로 단기간에 대량의 아파트를 순차적으로 매입했다.

매입한 아파트를 임대한 뒤 매매가격을 초과하는 보증금을 받아 그 돈으로 다른 아파트를 반복적으로 매수한 이른바 ‘갭투자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에게 당한 피해자 대다수는 20~30대로 부동산 거래경험이 없는 사회초년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별다른 수익이 없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는데도 지속해 보증금을 받아 아파트 구매자금을 비롯해 인테리어 비용·세금·이자 납입 등에 사용하며 부동산 사업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택 가격이 전세보증금보다 하락하면서 자금 여력이 한계에 달했고 이에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자 피해를 본 세입자들이 경찰에 고소해 덜미를 잡혔다.

피해자 중 8명만 일부 보증금을 돌려받고 2명은 합의하는 등 피해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과 지자체 등과 협력해 피해자 지원·보호를 최우선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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