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정가 소병철 의원 '몽니' 발언으로 시끌

노관규 시장, 신성식 검사 등 지역 정치인 맹비난
장봉현 기자 2024-02-28 10:15:12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순천 일부 정치인들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몽니성 발언’으로 지역 정가가 시끄럽다. 소 의원은 27일 순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장봉현 기자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전남 순천 일부 정치인들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몽니성 발언’으로 지역 정가가 시끄럽다.

소 의원은 27일 순천 선거사무소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다”며 “과거 상처를 치유하고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미래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순천을 만들기 위해 죽을힘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평생 지켜온 자존심을 모멸감으로 산산조각 내면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상대(신성식 예비후보)와 경선할 수 없었다”며 총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소 의원은 “동귀어진(同歸於盡)할 각오로 썩은 정치의 실상을 순천시민들께 고발하고자 한다”며 노관규 순천시장과 신성식 예비후보,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을 거론하며 의혹 제기와 함께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최근 관권선거 의혹 당사자로 지목한 노 시장에 대해 “노관규 시장은 이번 임기를 마치면 지역의 정치문화 개선을 위해서 정치에서 물러나라고 말씀드린다”면서 “음해와 공작을 하는 사람이 아직도 순천 정치를 주도하고 있다. 같이 퇴장하자”고 촉구했다. 

신성식 예비후보에 대해서도 “노관규 시장이 ‘혜성처럼 나타났다’고 선전해준 ‘진짜 검사’라고 자칭하는 신성식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아냐”면서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에서 기권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KBS시사기획 보도에 따르면 유력 로비스트와 만남만 무려 4번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소 의원은 지역 일부 정치인들에 대한 비리 의혹과 관련 증거 자료를 수사 브리핑하듯 TV화면에 띄워 설명했다. 

그는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공천헌금’ 소문을 퍼뜨린 대상으로 노관규 시장이 지목됐다”며 노 시장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관권선거 의혹을 뒷받침하는 노관규 순천시장의 문자 메시지와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의 의장단 선거 돈 봉투 관련 녹취,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의 민주당 지역위원회 불참 배경 설명과 탈당 언급 녹취 등 다양한 증거, 순천시의회 김영진 의원의 특혜 의혹, 김미연 의원의 차명계좌 의혹도 제기했다.

강형구 순천시의원에 대해서는 컷오프 대상이었다가 다시 살려준 점을 부각하면서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소 의원은 “이러한 사실을 밝히는 이유는 현역으로 얘기하면 선거 승리를 위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불출마 선언 후 밝히는 것”이라며 “마지막 봉사라는 생각으로 순천 발전, 시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정치적 장애가 되는 요소는 없애고 물러날 각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접수한 순천시와 노 시장의 관권선거 개입 의혹 고발 건은 취하하지 않을 것이며, 추가 고발 등은 끝까지 진행할 것”이라며 “순천 정치발전을 막는 노관규 순천시장과 정병회 시의회 의장, 서동욱 전남도의장 등에게 1대1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순천의 특정 정치인과 그 추종 세력들의 끊임없는 음해와 가짜뉴스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며 “오늘 기자회견에서는 그 증거의 일부분을 추가로 보여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 의원이 언급한 정치인들은 그동안 자신과 대립각을 세웠던 반대파 인사들로 분류되고 있다. 제기한 의혹들도 일부 해명이 됐거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내용이어서 지역에서는 소 의원이 앙심을 품고 이른바 ‘너도 죽고 나도 죽자’는 식의 물귀신 작전을 펴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언급된 일부 당사자들은 불쾌함을 드러내며 법적 조치 등 강경대응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병철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신성식 예비후보는 보도자료를 내고 “소 의원의 고뇌에 찬 결정을 존중한다”며 “고향, 검찰 선배로서 존중했던 마음은 변함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 필요한 것은 내부 총질보다는 외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이 우선”이라며 “소 의원의 서운한 마음과 상처받은 마음을 잘 포용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예비후보는 “해불양수(海不讓水 바다는 어떠한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의 자세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더 낮은 자세로 더 절실한 마음으로 총선에 임해 순천시민들의 선택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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