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들과 회삿돈 펑펑' 최정우 임기 완주마저 빨간불

캐나다 이사회 열고 골프, 식사 등에 회삿돈 7억원 써
경찰 수사 본격화…차기 회장 선임 절차 신뢰도 '뚝'
김두윤 기자 2024-01-12 14:12:18
경찰이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연루된 '초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최 회장이 지난해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WSD ‘Global Steel Dynamics Forum’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3연임에 실패한 상황에서 이른 바 '초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잔여 임기 완주 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을 담당하는 사외이사들이 수사의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이들이 지금까지 진행해온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대한 신뢰도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 내부에선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사회 참석자인 최 회장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사 12명과 포스코홀딩스 직원 4명이 포함됐으며, 현직 교수인 일부 사외 이사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태풍 '카눈' 북상으로 온 나라가 비상이 걸렸던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번 일정에는 약 6억8000여 만원의 회삿돈이 투입됐으며, 이 돈은 골프, 식사, 숙박 등에 아낌없이 사용됐다. 특히 밴쿠버 시내 한 중국 식당에서 이들이 저녁 한끼에 쓴 돈은 고급 와인을 포함해 무려 224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으로 회사와 직원들이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핵심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이 '외유성 출장'을 떠난 것도 모자라 회삿돈 마저 물쓰듯 펑펑 썼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올해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사실상 접대성 외유를 떠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들 사외이사들은 포스코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한다. 지난해 국회도 최 회장을 국감으로 불러 이 문제를 따질 예정이었지만 최 회장이 해외 출장을 떠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들이 진행해온 차기 회장 선출 과정 역시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20명 안팎의 후보군을 확정했다. 구체적인 명단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재무통인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 최 회장의 최측근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스톡그랜트 자사주 파티'에서 최 회장과 함께 두둑한 제 몫을 챙긴 인물들이다.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역시 '공정성'을 이유로 현재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제동을 건 상태다.

다음으로 해당 비용이 사규에 따라 포스코홀딩스가 집행해야 했지만 계열사와 분담해 마련했다는 점도 문제다. 포스코홀딩스가 3억5000만원, 포스칸이 3억1000만원, 포스코가 2000만원 등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역시 이 부분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포스코홀딩스 측은 이번 해외 이사회에 대해 애초 비지니스 일정이라고 해명했다가 매년 1차례 이뤄지는 정기 해외 이사회라고 다시 해명한 바 있다.

포스코그룹의 전 고위임원은 "포스코그룹이 비리복마전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엄정한 수사로 비리를 밝혀내고, 쓰러진 포스코의 명예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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