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회장, 왜 박태준 명예회장 묘소 미리 참배했나

'연임 도전' 여론 관심 피해 겨울비 속 현충원 먼저 찾은 듯
내년 3월21일 주총…19일 이사회서 거취표명 가능성 높아
김두윤 기자 2023-12-12 13:15:30
오는 13일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12주기를 앞둔 상황에서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이례적으로 이틀이나 일찍 참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회장이 지난 4월 3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 대통령과 박 명예회장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오는 13일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12주기를 앞두고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이례적으로 이틀이나 일찍 묘소를 참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그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이번 추도식에 쏠린 이목이 많다는 점에서 이같은 세간의 주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 풀이가 나온다. 포스코 원로 등 연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사내 규정에서 정한 기한까지 입장 표명을 최대한 미뤄 그 여파를 최소화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것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겨울비가 내린 지난 11일 박 명예회장의 현충원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이 자리에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포스코홀딩스 임원들, 포스코 본부장급 간부들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은 매년 12월 13일 박 명예회장의 기일에 맞춰 추도식을 진행했고 역대 회장들도 이날 참석해 고인을 추모헀다는 점에서 이번 최 회장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최 회장도 지난해까지 추모식에 참가했지만 올해는 외부에 특별한 공지 없이 조용히 참배를 마친 것이다. 최 회장의 참배 사실은 측근들과 일부만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 측의 문의했지만 “최 회장의 참배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번 12주기 추도식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미리 참배를 하면서 13일 추도식에는 불참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만약 최 회장이 추도식에서 특별한 거취표명을 하지 않을 경우 오는 19일 예정된 이사회 전후로 입장이 나올 가능성 클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이사회에서 '셀프연임' 논란을 빚어온 현직 회장 우선 연임에 대한 규정을 손질할 예정이다.

여기에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일정도 내년 3월 21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규에 따라 임기 종료 3개월 전까지 연임 도전 또는 퇴임 의사를 밝혀야 한다. 실제 주총일이 이날로 확정됐다면 최 회장은 오는 21일전까지는 거취표명을 해야한다.

그가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힐 경우 최 회장은 다른 후보들과 함께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 심사를 받아야한다. 연임 포기를 선언할 경우 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자를 물색, 이중 1명을 추천해 내년 3월 주총에 올린다. 후보자를 심사할 사외이사들이 올 여름 태퐁 북상중 최 회장과 해외로 나가 골프를 친 것이 드러나 비판을 받은 바 있어 올해 심사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그동안 포스코 원로, 포항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된 비판여론을 어떻게 잠재울지도 관심사다. 포스코 전직 고위관계자는 "최 회장의 지난 6년은 지역사회와 임직원, 창업원로들의 비난으로 얼룩진 '포스코의 잃어버린 시간'이었다"며 "아무리 최 회장이라도 3연임에 도전하는 무리수는 두지 못 할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연임에 최종 성공할 경우 임기는 총 9년으로 확장된다.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고 박태준 명예회장 추도식은 내부행사"라며 주총 일정에 대해서는 "현재 일자를 놓고 조율중이며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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