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린이’에 안성맞춤 수타사 산소길 트레킹

완만한 숲·계곡길 1시간 30분정도면 완주
가을비 내려 안개 싸인 수타사 한폭의 동양화 
신진호 기자 2023-10-19 23:10:07
강원도 홍천 수타사 계곡에 비가 내리면서 안개가 피어올라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19일 오전 하늘이 잔뜩 흐리더니 기상청 예보와 같이 비가 뿌렸다. 가을비 치고는 강수량이 꽤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풍이 제대로 들기도 전에 낙엽들이 떨어져 버리지 않을까라는 우려감으로 서울에서 90㎞정도 떨어진 강원도 홍천 수타사 계곡으로 차를 몰았다. 1시간10분을 달리자 수타사 소형주차장에 닿았다.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수타사 대적광전(大寂光殿)을 등산객들이 둘러 보고 있다. 

수타로를 따라 300m쯤 걷자 공작교에 닿았다. 왼편에 있는 공작산 기슭에 자리 잡은 월정사 말사(末寺)인 수타사 경내에 들어서자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대적광전(大寂光殿)이 눈에 들어왔다. 비가 오니 공작산에 안개가 피어 올라 수타사는 한폭의 동양화처럼 보였다.

수타사를 뒤로 하고 공작산수타사생태숲에 들어서면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잘 정비된 산소(o₂)길을 따라 500여m를 오르니 왼쪽으로 ‘귕소출렁다리’ 표지판이 보였다. 덕지천을 따라 한 두 사람이 지날 정도의 작은 숲길이 이어졌다. 비가 와서 그런지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숲깊은 완만해 등산 초보자인 '등린이'도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을 정도였다. 20여분을 걷자 귕소출렁다리가 보였다. 출렁다리는 길이가 74m정도라 그리 심하게 흔들리지 않았다. 

소여물통처럼 생긴 귕소에 단풍이 들어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출렁다리를 건너 왼쪽 수타사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100여m를 걷자 세찬 물살에 덕지천 바닥이 깎이면서 소여물통처럼 생긴 ‘귕(구유의 사투리)소’에 도착했다. 넓직한 바위 사이로 물이 흘러 여름철 물놀이 하기에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 넣어도 물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는 수타사 용담.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맑고 경쾌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면서 1㎞쯤 가자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 넣어도 물 깊이를 헤아릴 수 없고, 바로 옆 박쥐굴에서 용이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용담에 도착했다. 그러나 가을철이라서 그런지 전설과 달리 용담은 그리 깊어 보이지 않았다. 용담에서 500m를 걷자 공작교에 다시 닿았다. 

트레킹은 5㎞쯤 되는 야트막한 산길을 1시간30분 정도로 천천히 걸으면서 끝났다. 수타사 산소길은 단풍나무보다는 밤나무와 잣나무, 느티나무 등이 많아 형형색색의 화려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힘들지 않게 걸으면서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레킹을 마치고 ‘홍천한우사랑말 모두의한우복합문화센터’로 향했다. 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기에 좋은 품질의 한우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우는 농산물 판매점을 겸하고 있는 정육점에서 산 뒤 바로 옆 식당으로 이동해 구워 먹는 방식이다. 상차림 비용은 1인당 4000원이다.

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홍천한우사랑말 모두의한우복합문화센터’에서 좋은 품질의 한우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한우등심(1++) 가격은 100g당 1만원선이었다. 안심(1++)은 등심보다 100g당 2700원정도 비쌌다. 숯불에서 살짝 익혀 먹으니 소고기 향이 올라오면서 육즙 또한 풍성했다. 안심이 훨씬 부드러웠지만 지방이 많은 등심이 훨씬 향미가 좋았다. 특히 등심은 씹을수록 고소했다. 숯불에 지방이 녹아 살 속으로 배어들어서 안심보다 맛이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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