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정우 포스코 회장, 국감 앞두고 해외 출장

포스코홀딩스 "방문 국가나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 몰라"
김두윤 기자 2023-10-10 16:19:05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앞두고 돌연 해외로 출장을 떠났다. 지난달 5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린 김성근 신임 포항공대(포스텍) 총장 취임식에서 학교법인 포항공과대학교 이사장인 최 회장이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국정감사 출석을 앞두고 돌연 해외로 출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을 상대로 올 여름 태풍 '카눈'이 오는 위기상황에서도 사외이사를 데리고 은밀히 캐나다로 떠나 골프를 친 배경을 추궁하려던 국회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출장으로 국감은 피하게 됐지만 '회사차 사적유용', '자사주 매입'에 이어 '청탁법 위반'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최 회장을 향한 사법리스크는 더욱 두껍게 쌓이게 됐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유럽으로 출국해 일주일간 출장을 떠났다.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따라 최 회장의 올해 국감 출석은 무산됐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최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대학 교수가 포함된 사외이사들을 데리고 5박6일 일정으로 캐나다 출장을 떠나 골프를 쳤고, 사외이사들은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운영중인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한다. 이에따라 국회는 오는 11일과 26일 국감에서 최 회장을 불러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었다.

아울러 당시는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온 나라가 비상시국에 돌입한 때였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과 이들을 감시해야할 사외이사가 함께 손을 잡고 나가 신나게 골프를 쳤다는 사실에 대한 추궁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최 회장은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도 한가롭게 골프를 치고 미술관을 다녀왔다가 국감에서 비판을 받았던 인물이다. 사실상 지난해 국회의 지적과 쓴소리를 최 회장이 무시하고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최 회장이 해외 출장으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국민 역시 이에대한 해명을 듣지 못하게 됐다.

최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이뿐 만이 아니다. 현재 검찰은 최 회장의 회사차 사적유용 혐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포항의 한 시민단체는 지난해 10월 최 회장이 공식적인 관용차 이외에 회사차를 별도로 배정받아 가족 등과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역대 회장 중 회사차를 두 대나 받아 쓴 사람은 최 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운전기사 배려" 때문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자사주 매입'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최 회장을 비롯한 임원 64명은 지난 2020년 3월 12~27일 포스코 주식 1만9209주를 사들였고 한달여 뒤인 같은해 4월 10일 포스코는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의결했다. 자사주 매입 발표 직후 포스코 주가가 오르면서 매입 시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포항 시민단체들이 대통령실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보내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포스코홀딩스의 한 관계자는 "비지니스 목적의 출장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도 방문 국가나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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