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방해' 의혹 끊이질 않는 CJ올리브영 상장 문제없나

우월적지위 이용해 납품 방해 의혹 제기
CJ올리브영 "그런 사실 전혀 없다" 반박
김두윤 기자 2023-07-31 16:52:02
헬스앤뷰티(H&B) 시장 ‘공룡’ CJ올리브영이 또다시 ‘납품 방해’ 갑질 의혹에 휘말리면서 상장 작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CJ올리브영의 한 매장에 설치된 주류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헬스앤뷰티(H&B) 시장 ‘공룡’ CJ올리브영이 또다시 ‘납품 방해’ 갑질 의혹에 휘말리면서 상장 작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납품 방해'로 대규모 과징금이 떨어질 경우 상장 심사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CJ올리브영이 독과점 논란에 술까지 판다는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않고 덩치를 키우면서 ‘비싸게’ 상장할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막판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는 모양새다.

쿠팡은 최근 "CJ올리브영이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과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힘 없는 중소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쿠팡 납품과 거래를 막는 ‘갑질’을 수년간 지속해왔다"며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CJ올리브영은 의혹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한 관계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향후 공정위 조사가 나온다면 분명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은 이미 '랄라블라', '롭스', ‘부츠’ 등 H&B 경쟁업체에 대한 납품 방해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았고,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취지로 심사보고서를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에는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반품을 강요해 과징금을 받기도 했다.

CJ올리브영은 H&B 시장 점유율 80~90%에 이르는 지배사업자다. 납품업체 입장에서 CJ올리브영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잦은 의혹 제기는 이 회사의 영업방식에 대한 물음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공정위의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CJ올리브영이 상장을 추진중이라는 점에서 그 결론은 더욱 주목된다. 상장 심사에서는 과징금이나 과태료, 행정처분 등 사항을 체크하는데 그 손해 규모가 일정 기준을 넘어설 경우 상장 심사 통과가 힘들어질 수 있다.

실제 쿠팡 이전에 제기된 '납품 방해' 의혹에 대해 공정위 심사관 측은 관련 기간중 CJ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출액 약 10조원에 과징금 부과율 상한인 6.0%를 곱해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중·감경 요인 없이 단순 계산으로만 최소 6000억원의 과징금이 가능해진다. 이는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액 2조7775억원의 10%를 훌쩍 넘어선다. 향후 심사관의 주장이 인정되는 정도에 따라 CJ올리브영의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CJ올리브영 상장은 오너일가에 중요한 문제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11.09%,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부사장이 지분 4.27%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장에 성공하면 막대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재계에선 이 자금이 CJ지분 확보에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CJ시스템즈와 올리브영이 합쳐지고 쪼개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오너일가의 승계 재원마련 난제가 하나씩 풀리고 있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는 갑질 이전에 독과점 사업에 대한 문제도 제대로 들여다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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