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고객?직원은 돈 벌기 위한 '소모품'인가

게임 이용 고객은 확률형 아이템에, 직원들은 부당한 인사조치에 분노
각종 의혹속 벌어들인 수익은 일본 넥슨으로 흘러가…비트코인 구매하기도
2021-06-02 13:57:41
넥슨과 자회사 네오플이 1년 이상 전환배치 장기 대기자 16명에게 3개월 대기발령과 임금 삭감(75% 지급) 명령을 내리면서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가 한국 본사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게임회사 넥슨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도박 보다 더하다는 확률형 아이템 사기 의혹의 여운이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자기계발 교육을 받으라며 대기 발령을 내놓고 월급은 일부만 지급해 직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과금정책으로 ‘돈슨(돈+넥슨)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상황에서 '부당노동행위' 의혹까지 넥슨에 추가된 셈이다. 일각에선 넥슨이 향후 매각을 위한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사활을 걸다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넥슨 노조가 지난 1일 올린 성명서중 일부.

2일 넥슨 노조에 따르면 현재 넥스코리아 사옥 앞에서는 직원들의 릴레이 1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넥슨과 자회사 네오플이 1년 이상 전환배치 장기 대기자 16명에게 3개월 대기발령과 임금 삭감(75% 지급) 명령을 내리자 이에 반대하는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에대해 넥슨 측은 대기 발령 대상자들에게 1년이 넘도록 다른 업무에 지원할 기회를 충분히 줬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당사자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일방적 조치이자 임금만 깎아 고용을 불안하게 만든 부당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채용면접 이후 전환배치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대책이 없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의 시선도 차갑다. 지난 2월 불거진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사기 논란이 발단이 됐다. 이번 사건으로 그동안 수차례 ‘돈슨’ 이미지를 벗겠다던 넥슨의 약속이 결국 거짓 아니었냐는 물음표가 확산됐다. 넥슨 게임 이용자였던 A씨는 “확률 조작 의혹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고 이제서야 공론화된 것”이라며 “부분유료화라고 부르는 사실상의 도박, 아니 도박보다 더하다는 지적에도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는 수출효과 운운하면서 오히려 규제는 풀고 이런 목소리는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매출을 올리는 게임사들이 대부분”이라며 “그만큼 확률형 아이템은 수익을 쉽게 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 매출에서 확률형 아이템 비중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에 부정적인 사건이 잇따르면서 넥슨에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 가치 끌어올리기'도 그중 하나다. 김정주 넥슨 회장은 지난 2019년 매각을 시도했지만 매수자를 만나지 못하면서 작업을 중단했다. 김 회장은 이후 공식적으로 매각포기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향후 언제든 다시 매각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든 상황인 셈이다. 당시에도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게임 개발 프로젝트 정리로 대규모 전환 배치 대기 인력이 생겨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 이용자들과 직원들이 벌어들인 수익중 일부가 일본 법인과 김정주 넥슨 회장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은 주목된다. 일본 전자공시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모회사인 일본 넥슨에 2020년도 전체 배당으로 613억엔을 지급하기로 했다. 원화로는 6500억원대로 2019년도 배당 대비 약 30% 늘어났다. 이는 다시 자체 배당금으로 최대주주 김 회장 등 일본 주주들에게 돌아간다.

최근 일본 넥슨은 1억달러 규모 비트코인을 구매했다. 한국 넥슨이 '원하는 템 뽑기 확률이 로또 보다 힘들다'는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올린 수익중 일부가 돌고돌아 비트코인 구매에 활용된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일본 넥슨의 발표 이후 25% 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를 위해 고객과 직원을 돈을 벌기 위한 소모품 쯤으로 여겨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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