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양극화 갈수로 심화

현대기아차는 호실적 기대감, 외국계 3사는 생존위기
이수룡 기자 2021-04-05 17:12:58
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이후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호실적 기대감이 커지는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이는 각사의 미래차 준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코로나 이후에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등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는 총 4만3109대로 작년 같은 기간(5만6550대)보다 23.8% 감소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3만1848대) 이후 23년만에 최소치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4만7045대)와 비교해도 적은 수준이다. 

3사중 그나마 형편이 나은 한국GM의 1분기 내수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8.9% 감소한 1만7353대를 기록했다. 트레일블레이저(4604대)와 이쿼녹스(500대)가 각각 21.3%와 79.9% 증가했지만 경차와 중형 세단 등 판매가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는 증가세다. 현대차의 1분기 내수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16.6% 늘어난 18만5413대, 기아차는 같은기간 11.4% 증가한 13만75대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양사의 해외 판매량도 각각 9.2%, 5.0% 증가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대 월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현대기아차의 실적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달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6곳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460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9.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액 추정치 평균은 26조546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85% 늘어날 전망이다. 기아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5.94% 급증한 1조932억원의 1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따라 현대기아차의 쏠림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더욱이 외국계 3사는 올해 이목을 끌 신차 계획이 뚜렷하지 않고 현재 확산하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준비도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3사가 희망퇴직 등 고육지책을 쓰면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고 있지만 판매량 증가라는 근본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코로나 사태가 걷히면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때는 전기차 등 미래차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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