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허리 통증, 과연 디스크 문제일까?

근육과 인대의 기능 부조화, 스트레스 등 원인 다양
디스크 터졌다고 바로 수술 선택 바람직하지 않아
바른 자세로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면 빠르게 회복
2021-06-28 09:12:16

사람이 살면서 허리통증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리한 운동이나 물건을 들다가 삐끗하기도 하고, 넘어지거나 다치기도 하고, 어느 날 일어났더니 숨도 못 쉴 만큼 허리가 아파 거동조차 못하는 사람도 있다.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장시간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이유들로 병원을 찾으면 대부분 원인으로 허리 디스크를 얘기한다. 정말 허리 디스크가 허리 통증의 주 이유일까?

방사선 촬영으로 디스크의 탈출이 보이면 곧 원인이자 제거 대상으로 낙인찍히는데 다르게 바라 볼 필요가 있다.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자기공명영상(MRI)  진단 결과와 환자 증상과의 관련이 매우 미약하다고 한다. 통증이 전혀 없는 60세 이상의 정상인들을 대상으로 MRI 촬영을 한 결과, 그 중 36%가 흔히 디스크라고 하는 추간판탈출증, 21%가 척추관협착증, 90% 이상이 디스크가 불거져 나오거나 퇴행성 디스크라고 판별 되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느냐? 사진 속 튀어나온 디스크가 항상 원인이 될 순 없다는 것이다. 통증을 느끼지 않고 건강한 허리를 가진 사람도 사진 상에서는 마치 수술이 필요한 것 마냥 튀어나온 디스크를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통증이 극심한데도 불구하고 MRI 검사 결과론 디스크가 문제가 없어 정상으로 판명되는 환자도 허다하다. 즉 척추의 변형은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 보단 인체의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꼭 통증을 동반하진 않다고 볼 수 있다. 인체가 통증 유발 요인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상흔으로 봐야 하는 것이지 원인으로 보면 안 된다. 미국 영상의학전문의학회에서는 환자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 영상 진단을 6주 뒤에 할 것을 권고한다. 왜냐하면 90% 이상의 환자가 2주에서 6주 사이에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을 만큼 호전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허리가 아픈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척추를 감싸고 있는 근육과 인대의 기능 부조화다. 내부 장기들의 문제는 소화 불균형으로 허리 근육에 지속적이고 과도한 긴장감을 줄 수도 있고 변비 등의 이유로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는 사람은 엉덩이와 허리에 같은 긴장감을 동반해 통증을 유발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몸을 잔뜩 긴장 시키는 사람, 두통으로 인해 목에 들어간 힘이 척추를 따라 내려와 허리 근육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허리 통증을 유발 시키는 원인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하다. 하지만 당장 통증을 잡는데 급급해 디스크 변형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못해온 것이다.
우리 몸은 놀라운 재생력과 복원력을 가지고 있다. 자생력이라고 한다. 압박과 자극이 멈추면 스스로 회복하기 시작한다. 허리도 똑같다. 바른 자세로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면 우리 척추는 빠르게 회복된다.

그럼 자생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알아보자.

먼저 나쁜 습관과 자세를 고쳐야 한다. 반듯하게 앉고 아랫배에 힘을 주어 코어를 탄탄하게 해 척추를 곧게 펴주어야 한다. 다리를 꼬거나, 구부정하게 앉거나, 배에 힘을 풀어 뼈에만 자세를 의지하는 습관이 계속되면 근본적인 원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또 우리 몸은 곡선과 직선 운동을 반복한다. 앉았다 서기, 누웠다 앉기, 굽히기, 젖히기 등 모든 동작이 곡선과 직선 동작이다. 이를 한방에선 음과 양이라 한다. 운동의 멈춤과 반복 속에서 우리 몸의 근육들이 긴장과 이완을 하며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장시간 오래 앉아있다던가 무리하게 허리를 사용해 휴식을 주지 못한다면 이 균형이 무너져 통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꼭 충분히 움직여 주고 그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어야 한다.

두번째로 몸의 중심을 파악하는 것이다. 우리 몸의 중심점은 수시로 움직인다. 그런데 이 중심을 허리 뒤편에 고정시킨 채 중심 이동을 허용하지 않고 뻣뻣하게 동작을 취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척추에 무리를 주며 틀어지게 만든다. 척추 전만증, 측만증, 관협착증 등의 환자들 대부분이 이렇게 유연하지 못하고 몸의 중심을 이동시키지 않는다. 동작들이 부자연스럽다. 배꼽 밑 2㎝에 위치한 단전을 기준으로 염두에 두고 활동을 하면 건강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세번째로 전신의 건강이다. 잘 먹고 잘 자고 배설 또한 잘 해야 한다. 음식은 잘 소화하고 편안히 숙면해야 몸의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져 우리의 허리 건강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통증이 오면 일시적으로 건강을 챙기다가 통증이 사라지면 그새 예전의 습관으로 돌아간다. 과식하고 과로한다. 몸의 자생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그만큼 우리 몸이 사용할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노폐물을 잘 배출해줘야 한다.

허리 통증이 오면 잠시 휴식을 취해주며 내가 허리를 혹사시키고 올바르지 못한 자세를 오랫동안 고집해오지 않았나 돌이켜봐야 한다. 우리가 스스로 충분히 고칠 수 있음에도 몸에 칼을 대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허리 디스크가 터졌다는 말에 놀라 수술만 하려하지 말고 그것은 내가 허리를 혹사 시켜 밀려나온 결과일 뿐이니 올바른 교정과 노력을 통해 회복하는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다.

이규화 삼정자연치유한의원 원장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