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아파트값 ‘오세훈 효과’에 다시 들썩

매수심리 호전되고 재건축 호가 급등…시장선 ‘부르는 게 값’
이수룡 기자 2021-04-16 13:49:02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재건축 단지인 홍실아파트.?<br>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다시 뛰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재건축 단지인 홍실아파트. 

보유세 부담 증가와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 등으로 위축되던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오세훈 서울 시장이 취임하면서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2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0.3으로, 지난주(96.1)보다 4.2포인트 올라가며 기준선(100)을 넘겼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아파트 매수심리 강도를 읽는데 활용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2·4 주택 공급대책이 발표된 2월 3주 110.6으로 내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주까지 8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불과 한 주 만에 다시 기준선 위로 올라선 것이다. 

서울 강남권(한강 이남 11개구)의 매매수급 지수는 102.2로, 지난주(97.2) 대비 5.0포인트, 강북권(한강 이북 15개 구)은 98.4로 지난주(95.0) 대비 3.5포인트 올라갔다.

이른바 ‘오세훈 효과’로 분석된다. 오 시장은 선거 당시 "당선 시 일주일 내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을 내세웠고 당선 이후 국민의힘을 찾아가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 실현을 위한 법률, 조례 개정 등을 협조 요청하면서 공약 이행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실제 강남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호가도 뛰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3월2일 23억2000만원(6층)에 실거래 신고됐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는 현재 호가가 25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한달 새 호가가 무려 2억30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압구정현대7차 전용 245㎡의 경우 지난 5일 80억원(11층)에 매매 거래되기도 했다.이는 지난해 10월 직전가 67억원(9층)보다 13억원이 껑충 뛴 가격이다.

이밖에 노원구 상계동과 월계동 재건축 단지가, 양천구에선 목동 재건축 단지 등 비강남지역의 매수세도 강해지고 있다. 노원 상계주공16단지(59㎡)의 현재 최저호가는 6억2000만~6억3000만원선으로 이는 최근 실거래가인 6억원보다 2000만원 이상 높은 금액으로 알려졌다.

실제 규제가 완화될 때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과 이익 환수제나,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기준 등 재건축 규제 완화 조치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들”이라며 “현재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가가 뛰고 있지만 아직 기대감만으로 시세가 움직이는 상황에서 실제 매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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