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보이는 유동성 장세' 주식투자 어떻게할까

전문가들 "리스크 관리 비중두면서 가치주 관심 가져야"
2022-01-11 13:21:48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기축 기조 전환을 예고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 보다 빠른 금리인상과 양적긴축 기조 전환을 예고하면서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증시 활황을 이끈 유동성 장세의 끝이 다가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당초 예상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고, 첫 금리인상으로부터 일정 시점 후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양적긴축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직전 긴축 기간 때 연준은 2015년 12월 첫 금리인상을 단행한 지 거의 2년 만인 2017년 10월에야 양적긴축을 시작했으나, 이번에는 그 간격이 훨씬 짧아질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그만큼 현재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연준 인사들의 관련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상원 인준 청문회를 하루 앞둔 이 날 공개한 서면 인사말에서 "우리는 경제와 강력한 노동시장을 지원하고 더 높은 물가 상승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하고 지난번 기간보다 더 일찍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서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3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준금리 인상 횟수도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애초 올해 3회 금리인상을 예상했던 골드만삭스는 최근 이를 4차례로 수정하고 양적긴축 시작 예상시점은 종전 12월에서 7월로 앞당겼다. 도이체방크도 연준이 오는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올해 총 4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0일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단지 4차례의 금리인상뿐이라면 난 개인적으로 놀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증시는 출렁이고 있다. 미국 나스닥은 새해 첫주를 마이너스로 마감했다. 국내에서도 주로 IT바이오, 인터넷, 게임 등 기술주들이 새해 첫 주 52주 신저가를 새로 기록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내 대표 성장주 테마 지수인 'KRX BBIG K-뉴딜지수'를 구성하는 12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할 정도로 투심이 악화됐다. 환율도 2020년 7월 24일(1201.5원) 이후 1년 5개월여만에 다시 1200원대로 올라가는 등 우리 경제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자산 축소는 유동성 흡수를 의미하므로 변동성 확대 대비가 필요하다"며 "코스피가 2018년 미국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국면에서 20%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2700∼2800대까지 하락 위험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번 약세장이 경기와 금리 흐름에 따라 석 달가량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적 가시성과 안정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과거 경험상 원화 약세와 금리 급등이 중첩되는 구간에서는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190원을 웃돌고 미국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주간으로 15bp(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한 구간은 모두 14차례 있었다. 이중 가치주가 성장주 대비 양호한 성과를 보인 건 11번이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과 기관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업종 중심으로 매수 우위를 보이는 것도 유사한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의 긴축 기조 변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끼칠 파장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트리플 긴축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달리 글로벌 금융시장으로의 파장, 소위 전염효과는 아직 제한적인 분위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은 "통화 역시 차별화 양상이 뚜렷하다"며 "미국 연준의 긴축 우려로 달러화 지수는 소폭 반등했지만 트리플 긴축에 따른 시중 금리 상승 폭을 고려하면 달러화 지수의 강세 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달러화 강세의 제한이 연준의 긴축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것도 요인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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