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증권사 CEO들 ‘사모펀드’ 변수 넘을까

역대급 호실적에 연임 가능성 높아져
금융당국 제재도 결국 해넘겨 최종 결론
2021-11-17 13:36:49
올해 증권사들이 역대급 호실적을 올리면서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연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은 금융 중심가인 서울 여의도 모습.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임박하면서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쏘아 올린 만큼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가 변수가 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최종 결론이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이면서 일단 연임에 성공한 뒤 징계 수위에 따라 행정 소송 등으로 임기를 연명해나가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CEO들의 임기가 만료를 앞두고 있다. 

먼저 KB증권의 박정림 대표와 김성현 대표의 임기만료일은 올해 말이다. 두 사람은 2018년 12월 선임된 이후 KB증권을 이끌어왔으며 수익성 위주로 KB증권의 체질 개선을 견인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증권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5% 증가한 7295억원으로, 연간으로 1조원 클럽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3분기 누적 순이익도 54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5% 증가했다. KB증권이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KB금융그룹 내 증권사 순이익 비중은 14.4%까지 확장됐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의 임기도 올해 말까지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67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9.1% 급증했다. 누적 영업이익도 5397억원으로 전년동디 대비 158.8% 증가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미래에셋증권은 1올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 1조25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증권사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년째다. 누적 당기순이익도 9930억원을 넘겼다. 이에따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이 연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부회장은 2016년부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을 맡아 5년 연속 연임에 성공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등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대신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 8184억원, 당기순이익 579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각각 546.4%, 539.2% 증가한 수치다.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트레이딩(Trading)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수익이 개선된 효과다. 한국투자증권도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21% 증가한 1조637억원, NH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601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호조가 이들 CEO의 연임 결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제재는 연임의 변수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 '문책경고'를,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 '문책경고'를 받았다.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수위는 해임권고·직무정지·문책경고·주의적경고·주의 등 5단계로, 문책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구분된다. 중징계를 받을 경우 문책경고 3년, 직무정지 4년, 해임권고 5년 등 금융사 임원선임이 제한된다.

다만 금융위 최종 판단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이면서 당장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대교체 바람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린 만큼 다시 중용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모펀드로 제재를 받은 CEO의 경우도 일단 연임에 성공한다면 행정소송 등으로 시간을 벌 수도 있어 연임 확정 뒤에는 임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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